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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 돌연 사업종료…신준호 회장 일가 '꼼수 사업중단' 의혹

법인 유지 가능성 높아…법인세 면제 혜택 위한 결정 의혹
17일 전직원에 메일로 사업 종료·정리해고 통지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이주현 기자 | 2022-10-17 17:52 송고 | 2022-10-17 17:53 최종수정
신준호 푸르밀 회장. 2021.3.2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신준호 푸르밀 회장. 2021.3.2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한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 결정에 신준호 회장 일가의 '꼼수 사업중단' 논란이 일고 있다. 푸르밀이 법인 청산이 아닌 법인 존속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며 수백억원대의 법인세 면제 혜택을 위한 결정이라는 의혹이다.

신 회장 일가의 이같은 결정에 4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은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해 반발이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이날 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푸르밀 전 임직원으로 시점은 내달 30일이다.

푸르밀 측은 메일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보았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썼다.

일각에서는 푸르밀이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를 통보하면서도 법인을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푸르밀은 2018년부터 적자에 시달려왔다.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법인 청산시 면제 혜택 받은 법인세를 반납해야해 신씨 일가가 이를 피하기 위해 사업 정리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의혹이다.

한 관계자는 "적자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신 회장이 퇴임할 때부터 계획된 것으로 '대선주조 먹튀' 사건이 오버랩 된다"고 비판했다.

신 회장 일가의 '꼼수' 논란과 별개로 400여명의 직원들은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푸르밀은 최근 사업 부진이 이어지자 기업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불발되자 돌연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보에 앞서 신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는 지난 5일 푸르밀 노동조합 측과 만나 사업 종료 관련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당시 "회사가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을 합리적으로 찾아보고, 어떤 고통도 감내하겠다"며 "안 되면 공개적으로 매각을 해서라도 직원들을 살려달라"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신 대표와의 면담에서 '더 이상 얼굴 볼일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당시 12월30일부로 사업을 접는다고 했는데 그걸 신준호 회장이 당겼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푸르밀 노동조합 측은 이날 이번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아울러 지자체에 기자회견을 신청했고, 대대적인 상경 투쟁도 준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조합만 문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정직원 350명과 직속 농가 50명, 화물차 기사 100명, 협력업체 직원 50명에 식구들까지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으라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난해 공동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경영에 나서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렸으나 역부족이었다.

계속된 적자에 푸르밀은 LG생활건강 등에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LG생활건강이 지난달 공시를 통해 매각 철회를 공식화하며 무산됐다. 매각 불발이 사업 종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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