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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이사장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꿈을 향해 뛰어 놀 수 있기를…"

34년 이어져 온 축구교실 잠시 마침표
새로운 장소로 찾아뵐 것 약속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2-10-09 12:57 송고
차범근 차붐 이사장(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차범근 차붐 이사장(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차범근 축구교실'의 차범근(69) 이사장이 구장 사용 문제로 인해 수업을 중단하게 되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계속해서 아이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1988년 문을 열었던 국내 첫 유소년 전문 축구 양성기관인 차범근 축구교실은 구장 사용 문제로 인해 9일 한강공원의 서울 이촌축구장에서 진행한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34년 만에 잠시 마침표를 찍었다.

차범근 축구교실이 갑작스럽게 운영을 중단하게 된 것은 최근 진행된 공개 입찰에서 이촌축구장 사용 권한을 잃었기 때문이다. 다만 영원한 작별은 아니다. 수업을 중단한 차범근 축구교실은 현재 계속해서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이날 차범근 축구교실은 한강이촌공원의 이촌축구장에서 '굿바이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1300여 명의 축구교실 회원 중 이날 80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마지막 축구수업을 함께 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 내 차범근 축구교실 운동장에 학부모들의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 내 차범근 축구교실 운동장에 학부모들의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현장에서 뉴스1과 만난 차범근 이사장은 "이곳에서의 마지막 수업"이라면서 "이 장소에서만 25년 가깝게 (차범근 축구교실을) 운영했다. 1990년 4월 초등학교에서 처음 시작해서 한강공원에서 하다가 물에 잠겨서 장소도 바꿨다. 그렇게 수업했던 것이 벌써 30년이 넘었다"고 돌아봤다.

차범근 이사장이 1988년 처음 시작했던 차범근 축구교실은 한국 학원 축구의 문화를 바꿨다. 이전까지 학원 축구부에서 맞으면서 축구를 배웠던 것을 안타깝게 여겼던 차 이사장은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축구할 수 있도록 축구교실을 만들었다.

차 이사장은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꿈꿨던 것은 1978년 독일에 가기 전 '재팬컵'에 갔을 때"라며 "당시 타도 한국 30년을 바라보며 파란 잔디 위에서 30여 명의 일본 어린이들이 밝은 표정으로 축구하는 모습을 봤다. 소름이 돋더라. 나중에 한국에서 꼭 축구교실을 해야겠다고 처음 다짐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만 해도 축구 환경이 열악했다. 제대로 가르치거나 배우지 못했다.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배웠던 것이 '어려서 아이들이 얻은 감각은 훈련으로 만들어 질 수 없다'고 하더라. 어릴 때부터 놀아야 감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 생각을 갖고 처음으로 축구교실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차 이사장은 "그 동안 우리가 안고 있었던 학원 스포츠의 문제, 때리고 맞으며 배우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면서 "유럽식으로 클럽 활동을 하는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프로 팀)감독을 하면서도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에서 많이 지원해줬다. 8년에 걸쳐서 샘플을 만들고 축구교실을 운영할 수 있었다. 이것을 만들어서 기부체납도 하면서 아이들의 꿈도 키워왔다"고 전했다.

차범근 차붐 이사장(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차범근 차붐 이사장(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차범근 축구교실은 이촌축구장을 떠나 잠시 쉼표를 갖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새로운 장소를 찾아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차 이사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이곳은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며 "추억이 깃든 곳이다. 이런 곳을 잃는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그렇지만 축구교실은 어디선가 존재해야 하고, 아이들도 계속해서 꿈을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곳에서 못하게 되는 것이지 (축구교실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속 알아보고, 팔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우리 아이들이 다시 훈련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차범근 축구교실의 마지막을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일부 회원들은 차범근 이사장을 만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꼭 다시 돌아오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축구교실에)부모 때부터 함께한 회원들도 많다"면서 "우리 아이들 마음의 운동장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누구도 뺏을 수 없는 운동장이 되겠다. 아이들은 걱정하지 않고, 제 위에서 마음껏 꿈을 위해 뛰어놓고 꿈을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며 뛰놀고 있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며 뛰놀고 있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아쉬움 속에서도 차 이사장은 차범근 축구교실을 통해 한국의 학원 스포츠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자부심도 나타냈다.

그는 "사람들이 (작별을)많이 아쉬워 한다"는 질문에 "걱정하지 말아 달라. 이미 이것은 내 손을 떠난 것이지만, 이미 (축구교실은)뿌리를 내렸다. 내가 없앤다고 없앨 수 있는 축구교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이미 (차범근)축구교실은 한국의 문화 틀을 바꿨다. 학교(수업)가 줄어들면서 축구교실로 전환되고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했던 것들을 제거하기 위해 이 축구교실이 태어났던 것이다. 그런 것들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 이사장은 "너무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지만 우리만 (이곳에서) 할 수 없는 것이다.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겠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차범근 차붐 이사장(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차 이사장이 1988년에 설립한 차범근 축구교실은 1997년 당시 국유지였던 이촌 축구장에 컨테이너 시설 등을 조성해 자리를 잡았으나 최근 '이촌 한강공원 축구교육장 사용·수익허가 대상자 선정' 관련 입찰(일반경쟁)에서 밀려 10월부터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차범근 차붐 이사장(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열린 '차범근 축구교실 굿바이 페스티벌'에서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차 이사장이 1988년에 설립한 차범근 축구교실은 1997년 당시 국유지였던 이촌 축구장에 컨테이너 시설 등을 조성해 자리를 잡았으나 최근 '이촌 한강공원 축구교육장 사용·수익허가 대상자 선정' 관련 입찰(일반경쟁)에서 밀려 10월부터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2022.10.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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