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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석유화학 불황에도 투자 늘린다…'스페셜티' 실적만회 선봉장

수익성 확보 유리한 ABS·CNT·POE 사업 확대
독자 기술력으로 진입 장벽 높아 "고부가 소재 비중 상승"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22-09-23 06:15 송고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 해결책으로 스페셜티(Specialty·고부가가치) 확장을 꺼내 들었다.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CNT(탄소나노튜브)·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증설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범용 제품과 NCC(나프타분해시설)로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했다. 

◇ABS의 여수공장 교체 증설 위해 DL이앤씨와 4404억원 계약 
2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이달 LG화학은 DL그룹 계열 건설사인 DL이앤씨와 ABS 여수공장 노후화 설비 교체 및 증설을 위해 440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ABS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하고 우수한 성형성을 갖추고 있다.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자동차 소재에 주로 쓰인다.

LG화학은 ABS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회사다. 이번 투자로 22만톤 규모의 ABS 신규 라인을 조성한다. 이후 노후화한 14만톤 생산 라인을 폐쇄할 계획이다. LG화학의 ABS 국내 연간 생산 능력은 100만톤에서 108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2분기(4∼6월)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5조9876억원, 영업이익 51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5.1%에서 8.6%로 16.5%p 떨어졌다. 석유화학의 출발점으로 불리는 NCC 스프레드(제품가격-원가 차이)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스페셜티 확대는 실적 부진을 만회할 카드다. 스페셜티는 독자적인 원료와 기술로 개발한 소재다. 일부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 개발 난이도가 높아 신규 업체 진입 장벽도 높다. 반면 생산과 판매가 수월한 범용 제품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PVC(폴리염화비닐) 등은 경기 변동에 민감해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다운스트림 차별화를 통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고부가 소재 비중은 지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 여수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 전기차·태양광 특수 CNT·POE 확대

지난달 대산에 3200톤 증설을 결정한 CNT도 전기차 산업 급성장에 맞춰 전략적으로 키우는 소재다. CNT의 열전도율은 구리·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한다. 충방전 효율을 늘리는 양극 도전재(Conductive Additive)로 쓰이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 CNT 수요는 지난해 5000톤에서 오는 2030년 7만톤으로 연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2017년 CNT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가동 중인 여수 1·2공장의 연산 능력은 총 1700톤이다. 착공 중인 여수 3공장도 오는 2023년(1700톤) 가동한다. 이번에 신규로 증설한다고 발표한 4공장까지 더하면 연간 생산 능력은 6100톤으로 늘어난다.

지난해엔 태양광 특수를 겨냥해 대산 POE 공장의 10만톤 증설 작업에 돌입했다. POE는 고무·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합성수지다. 태양전지를 보호하고 전력손실을 최소화하는 용도로 쓰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오는 2024년 증설 작업이 마무리되면 POE 연산은 세계 2위에 해당하는 38만톤으로 확장된다.

IBK투자증권은 "POE는 중국 등의 태양광 수요 증가로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증설 이후 POE 부문에서만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인상) 여파로 전반적인 수요 위축은 변수다. 올해 상반기 ABS의 국제가격은 톤당 226만원이다. 지난해 평균 258만원과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부문은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수요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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