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도 수원사업장에서 MZ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평생 처음 어머니랑 단둘이 휴가 보냈습니다, 드라마도 봤고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MZ세대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업무 이야기를 내려놓고 코로나19 안부는 물론 휴가 때 있었던 일까지 공개했다.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MZ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손 소독제를 직접 짜주기도 했다. 사진을 요청한 직원들과는 촬영을 진행했다.

그는 첫인사 후 직원들에게 코로나19 확진여부를 물으며 "어느 정도로 아팠냐,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고 안부를 물었다. 또 "(나는) 아직 안 걸렸다"며 "언제 걸릴지…"라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직원들이 이 부회장에게 여름휴가를 다녀왔냐고 묻자 "올해는 여름휴가 제대로 보냈다"며 "평생 처음 어머니랑 단둘이 5박 6일간 휴가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 안 싸우셨느냐, 잔소리는 안 했느냐"는 직원 질문에는 웃으며 "안 싸우고, 하루는 방콕했다"며 "어머니 추천으로 드라마도 봤다"고 언급했다.

또 "80 다 된 노인이 아들 걱정에 비타민 많이 먹어라"며 "제가 맥주 좋아해서 맥주 많이 마시지 말라 하셨다"고 했다. 비타민 종류에 대해서는 "비타민 C 복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모친인 홍라희 여사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을 관람하고, 지난해에는 경남 합천 해인사와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MX b2b사업팀에 응원영상도 보냈다. 그는 "다 직접 보고 얘기해주고 싶은데 동영상으로라도 반갑다"며 마음을 전했다. 이어 "다들 사업도 열심히 해야한다"며 "최고 중요한 게 건강과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도 수원 사업장에서 MZ세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앞으로 이 부회장은 반도체와 VD사업부에 이어 다른 사업장도 순차적으로 방문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 날에도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후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하며 참석한 직원들 모두와 일대일로 기념촬영을 했다.

특히 한 직원이 "출근 전 아내에게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이 부회장이 해당 직원에게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 후 직원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이후 100여명의 아동이 다니는 사내 어린이집을 찾아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보육 교사들을 격려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취업제한 규정으로 인해 현장 직원들과 간담회 형식의 소통이 어려웠다. 그러나 '8.15 사면 복권' 이후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또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조직문화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도 수원사업장에서 MZ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