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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쌍용차 품었다…미래차 전환·차종 다양화 '과제 산적'

우여곡절 끝에 회생계획안 인가…"전기차 전용 플랫폼 확보 급선무"
경쟁력 있는 신차 다양화해야 '악순환' 끊어져…"KG그룹 투자가 관건"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이형진 기자 | 2022-08-26 16:21 송고 | 2022-08-26 16:58 최종수정
(자료사진) © News1 임세영 기자
(자료사진) © News1 임세영 기자

쌍용자동차가 우여곡절 끝에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으면서 KG그룹을 다섯 번째 주인으로 맞게 됐다.
쌍용차가 두번째 법정관리에 들어간지 1년8개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낙점한 지 3개월 만의 일이다.

이로써 쌍용차는 다시 한번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그러나 쌍용차가 넘어야 할 과제는 쌓여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한참 뒤처진 전동화 등 미래차로의 전환, 생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주력 차종의 다양화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법원장 서경환, 부장판사 이동식 나상훈)는 26일 관계인 집회를 열고 쌍용차 회생계획안의 인가를 결정했다. 이날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 100%, 회생채권자 95.04%, 주주 100%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해 가결요건을 충족했다.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관계인집회에서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이 통과됨에 따라 KG그룹은 사실상 쌍용차를 품었다. 법원이 수일 내 쌍용차의 법정관리 졸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형식적인 과정만 남았다.  

쌍용차는 KG그룹의 품에 안기며 정상화의 출발선에 다시 섰다. 하지만 과제는 산적하다.

당장 전동화, 미래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만 한다. 쌍용차는 장기간 경영난에 미래차로의 전환에 한참 뒤처졌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의 EV6 등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후속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 와중에도 쌍용차의 전기차는 올해초 출시한 '코란도 이모션' 한 개 모델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인기를 끌지 못했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라 현재 생산마저 중단된 상태다. 
    
쌍용차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회사인 BYD와 함께 내년 양산을 목표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U100(프로젝트명)'를 개발 중이지만 이 모델만으로는 전동화 흐름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쌍용차가 보유한 전기차는 사실상 코란도 이모션 단 한 개에 불과하다"며 "쌍용차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기차 라인업의 다양화와 전반적인 전동화로의 전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쌍용차의 전동화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확보다. 현대차그룹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일찌감치 개발해 아이오닉5, EV6, 아이오닉6 등 다양한 전용 전기차를 쏟아내면서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전용 전기차 플랫폼 'EVA'를 개발해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이는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 확보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쌍용차는 라인업 자체를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교체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 확보"라며 "전용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는 많은 비용과 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다른 곳으로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와 쌍용차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도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확보해 (쌍용차에 맞게) SUV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기차를 발판 삼아 신차 자체를 늘려 주력 차종을 다양화하는 것 역시 쌍용차에게 필수 과제다. 그동안 쌍용차는 주력 모델이 1~2개에 불과했고 이들 모델이 흥행에 실패하면 곧바로 경영난에 빠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왔다. 지난 2017년 이후 22개 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배경이다.
   
권용주 국민대 교수는 "100원짜리 차를 만들어 110원에 팔아야 이득이 남는데, 쌍용차는 그동안 110원짜리 차를 110원에 팔았다"며 "쌍용차가 판매하는 차종이 대부분 중대형 SUV로, 원가가 비싸고 생산에 투입되는 인력 자체가 많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를 끊어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인기를 얻었던 티볼리 역시 사실상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모델인데, 쌍용차가 판매량 자체를 늘려 공장을 가동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저렴하게 판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또 "지금까지 쌍용차는 자동차의 가격을 싸게 책정해 시장에 팔리게 만드는, 그야말로 박리다매 구조를 이어왔다"며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개발해 (제값 받고) 파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모델을 페이스리프트해 가격을 올려 팔 수 있겠지만, (기존 모델의 낮은 경쟁력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이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은 KG가 얼마나 신차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입해 다양한 신차가 나오는지가 쌍용차 부활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호근 교수도 "신모델을 출시했을 때 2만~3만대 수준의 계약과 판매가 이어져야만 쌍용차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며 "사실상 토레스 직전까지 신모델 출시가 전무했던 쌍용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 출시해 3~4개 모델이 연 5만대가량의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동화로의 전환, 그리고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위해서는 쌍용차의 새 주인, KG그룹의 결단이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금은 쌍용차의 부활이 아니라 수명연장과도 같다"며 "새 주인을 만났지만 쌍용차 자체적인 성장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전동화, 신차 개발을 위해서는 KG그룹이 1조원에 가까운 돈을 추가로 투입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 등이 출시하는 자동차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쌍용차는 이 눈높이에 맞는 신차를 출시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며 "KG그룹의 추가 자금 투입으로 노후화된 평택 공장 자체를 개선해 쌍용차의 자동차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쌍용자동차의 정통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차 토레스. 2022.7.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쌍용자동차의 정통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차 토레스. 2022.7.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쌍용차는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SUV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되찾는 한편 전동화, 신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당장의 분위기는 좋다. 쌍용차가 최근 출시한 중형 SUV '토레스'가 그야말로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토레스는 지난 6월 출시 후 현재까지 6만대 이상이 계약됐는데, 이는 지난해 쌍용차 국내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토레스 전기차 모델도 조만간 나온다. 코란도의 후속 모델인 KR10를 2024년 상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전기차 모델이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픽업트럭 'J100(프로젝트명)'도 2024년 하반기로 출시 일정이 잡혔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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