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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한산: 용의 출현', 소포모어 징크스 무색한 극장가 [N초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2-08-06 08:00 송고 | 2022-08-06 10:38 최종수정
'범죄도시2'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 뉴스1
'범죄도시2'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 뉴스1
'형보다 나은 아우가 없다'는 말은 정말로 옛말이 됐다. 소포모어 징크스 없이 전편만큼 잘 되는 속편들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18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전산망에 따르면 6월 기준 1221만6664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며 역대급 '대박'을 터뜨렸다. 이는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중 역대 흥행 17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위축된 극장가에서 무려 3년 만에 나온 '천만 영화'라는 점에 의미가 컸다.

'범죄도시2'는 2017년 나온 '범죄도시'의 속편이다. '범죄도시'는 개봉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입소문을 타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범죄도시'는 관객수가 높았을 뿐 아니라 화제성도 높았다. 배우들의 대사가 유행어가 되는가 하면 이 영화에 출연 전까지는 사실상 무명이었던 진선규, 김성규, 허성태, 박지환 등은 배우로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충무로 주역으로 자리잡는 수혜가 있었다.

전편인 '범죄도시'의 2배 가까운 누적관객수를 기록한 '범죄도시2'는 흔히 말하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시원하게 깬 작품이다. 전작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폭력성의 수위를 낮추고 코미디적인 요소를 더 넣어 대중성을 높인 점이 흥행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범죄도시' 시리즈 보다 앞서 '대박'에 성공한 시리즈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이었다. 두 영화는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성수기 극장의 관객몰이에 일조했다.
'신과함께-인과 연' 포스터 © News1
'신과함께-인과 연' 포스터 © News1
사실 '신과함께' 시리즈와 '범죄도시' 시리즈 이전에는 '형보다 못한 아우들'도 많았다. '타짜' 시리즈나 '궁합'과 '명당'으로 이어진 '관상' 시리즈, '해적'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한 '타짜'의 두번째 영화 '타짜-신의 손'(2014)은 401만명을 동원하며 '타짜' 시리즈의 명맥을 어느 정도 이었지만 3편격인 '타짜: 원 아이드 잭'(2019, 감독 권오광)은 22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쳐, 손익분기점(약260만명 추정)을 넘기지 못하고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그뿐 아니라 '타짜'의 속편들은 모두 1편인 '타짜'(감독 최동훈)의 만듦새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았다.

'관상'의 속편들이나 '해적'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비교적 최근 작인 '해적: 도깨비 깃발'은 866만명을 동원한 전편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누적관객수 133만명을 기록한 이 영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탓에 예상보다 더 적은 관객을 동원하며 아쉬움을 줬다.

성공한 시리즈와 실패한 시리즈의 차이는 뭘까. 눈에 띄는 차이점은 각본이나 연출의 오리지널리티다. '신과함께' 시리즈는 김용화 감독이 애초 1편과 2편을 동시에 제작한 작품이었고, '범죄도시' 시리즈는 연출자는 바뀌었지만, 영화의 기획과 각본, 제작에 참여하고 주인공으로 열연을 하기도 한 배우 마동석이 키를 잡고 있는 작품이라 시리즈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킬 수 있었다. 더불어 속편으로 가면서 감독이 교체되더라도 성공했던 전편의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한 경우 명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2015, 감독 김정훈)과 '탐정: 리턴즈'(2018, 감독 이언희)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탐정' 시리즈는 속편에서 감독이 바뀌었음에도 불구, 주연배우 권상우·성동일이 그대로 출연해 전편과의 연결성을 지켰다. 그 결과 1편의 262만명을 뛰어넘는 누적관객수 315만명을 이루며 흥행에 성공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인기를 이어갈 시리즈물로 가장 유력한 작품은 '이순신 3부작'이라 할 수 있다. 1700만명을 동원한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의 속편인 '한산: 용의 출현'은 지난달 27일 개봉해 개봉 10일째인 지난 5일까지 누적관객 369만 2268명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개봉 이후 '명량'의 한계점을 극복하면서도 전쟁 영화로서의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는 호평 속에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거북선과 학익진 등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교육성 높은 내용으로 인해 전작인 '명량'이 그랬듯 'N차 관람'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는 '명량'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이 모두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 영화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그밖에도 전편의 주인공들 그대로 돌아온 '공조'의 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 역시 주연 배우 라미란이 주인공 주상숙 의원으로 출연하는 영화 '정직한 후보2' 등의 영화들이 전편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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