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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8 대 78' 도의회 늪에 빠진 경기도지사 김동연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2022-08-03 11:31 송고 | 2022-08-03 19:20 최종수정
© 뉴스1

제11대 경기도의회가 원 구성도 못한 채 지난달 12일 본회의 이후 한 달 가까이 파행을 지속하고 있다.
도의회 사상 처음으로 여야 동수(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각 78명)가 되면서 어느 정도의 갈등이 예견됐지만 이 같은 장기 파행은 예상하지 못했다. 

양당은 의장직을 어느 당에서 맡을 것인지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국회 못지않게 지방의회에서도 의장은 핵심 존재이지만 이 같은 자리다툼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선거 당시부터 민생경제 회복을 외치며 취임한 김동연 지사도 그동안 의회와의 갈등 해소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된 도정운영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생활지원금은 물론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김 지사가 지난달 21일 긴급히 1조4387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심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결국 소상공인을 포함한 도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발행’(1017억원)은 물론 경영악화로 문을 닫은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기 위한 ‘소상공인 사업정리’(60억원), 코로나19 생활지원비(4869억원), ‘고금리 대환 및 저금리 운영자금 특례보증’(815억원) ‘월동꿀벌 피해 양봉농가 지원’(18억원) 등도 의회 파행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물론 시민사회단체까지 파행을 비판하고 나서자 도의회 여야는 의장 선출을 포함한 원 구성과 관련해 최대한 양보하겠다며 정상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원 구성 협상 타결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전반기 또는 후반기 한 번씩 의장직을 나누자는 민주당과 투표로 의장을 선출하자는 국민의힘 입장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지난 2일 “저희가 원하는 걸 얻기도 하지만 상대편이 원하는 걸 줄 수도 있어야 한다”며 전향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협상 타결은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 경기도 직원은 공무원노조 게시판 등에 “도의회 양당이 반반을 차지했다. 협치를 강조한 도민의 선택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의회라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고 있다. 누구를 위한 의회이고, 의장인가”라는 내용을 올렸다.

이 글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은 도의회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뜻이다. 여야 동수라는 현재 의회의 구도가 풀뿌리 정치의 성숙함을 보여줄 기회가 될지, 여야 모두 민심을 잃는 준엄한 심판대가 될지는 순전히 도의원 자신들의 선택에 달렸다.


s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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