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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감염 쉽다던 BA.5 확산에도 97%는 첫 감염…"감염자도 방심 안돼"

재감염 비중 해외보다 낮아…연초 오미크론 감염자들 면역력 유지 중인듯
자연면역 소실에 재감염 비율 빠르게 늘고 있어…"고위험군 재감염시 특히 위험"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2-07-25 12:12 송고 | 2022-07-25 15:42 최종수정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2.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2.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면역회피력이 높아 재감염이 많다고 알려진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 변이가 우세종이 된 재유행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첫 감염자가 확진자 9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년이 넘도록 한 번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이른바 '네버 코비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연초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대거 감염됐던 확진자들의 자연면역력이 아직은 BA.5 변이의 공격을 어느정도 막아내고 있는 점 등이 원인으로 보이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재감염자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재유행 국면에선 재감염자 비율이 다른 나라들만큼 크게 높아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BA.5는 연초 오미크론 대유행을 주도했던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5.1% 높다. 또 기존 백신의 방어력이나 앞선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3배나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 처음 확진자 영국 55%, 우리는 97%…젊은층 많은 특징

지난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라면 7월 첫째 주 신규 확진자 중 97%가 첫 확진자였다. 재감염 비율은 2.88%에 그쳤다. 영국 잉글랜드 경우 첫 확진자 비중은 55%, 미국 뉴욕의 경우 이달 1~11일 사이 확진자 중 첫 확진자는 83%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재감염자가 많지 않은 반면 처음 확진된 사람이 유난히 많다고 볼 수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7월10일 기준 확진자 1830만6170명 중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또 걸린 사람(재감염)은 7만7092명이었다. 누적 확진자 중 재감염자 비율은 0.42%에 불과하다. 3번이나 걸린 확진자는 108명으로 0.0006%도 안된다.

하지만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빠르게 재감염자가 늘고 있다. 주간 재감염률은 5월 1주 0.59%에서 6월 1주 1.22%로 두 배 이상 증가하더니 이후에도 △6월 2주 2.03% △6월 3주 2.63% △6월 4주 2.94% △6월 5주 2.86% △7월 1주 2.88% 등으로 상승해 3%에 근접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재감염자를 집계한 7월 첫째주는 유행 초기라 그 수나 비중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의 일일 수만명의 확진자 중에선 재감염자 규모와 비중이 더 커져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재감염자들이 확진자 집계 시스템에 들어오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감염되는 경우 증세가 처음 걸렸을 때보다 심하지 않아 감염 사실을 모르고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편 특징적인 것은 재감염 비율이 젊을수록 높다는 것이었다. 0~17세 재감염자는 2만5569명으로 전체 재감염자 중 33.2%를 차지한다. 이어 18~29세 재감염자가 1만4841명으로 19.2%를 차지해 20대 이하 재감염자가 전체의 52.4%에 달한다. 활동량이 많고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백순영 교수 "오미크론 1800만명 감염, 재감염자 많지 않을 것"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유행 초기 집계여서 아직 재감염자가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유행이 본격화해도 한번도 안걸렸던 사람들 위주로 감염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백 교수는 "우리나라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재감염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올해 1800만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돼 (감염) 저항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차가 있지만 감염에 따른 자연면역은 약 3~6개월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 교수는 "올해 초반 유행이 오미크론이고,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데다가 BA.5도 같은 계통이기에 재감염자가 외국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의 재감염률이 20~30%지만 우리나라는 많아야 10%일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오미크론(BA.1)에 감염됐던 확진자는 그 세부 변위인 BA.4나 BA.5에 대해 거의 80% 확률로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시간 흐를수록 재감염 위험 ↑…고위험군은 재감염시 특히 위험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재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사람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엄중식 교수는 "오미크론이 올해 3월을 정점으로 유행했지만 고위험군 경우는 면역력이 떨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건강한 사람의 경우도 면역력이 떨어지고, 기억을 담당하는 B세포도 잘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B세포는 침투한 바이러스를 당장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항체와는 달리 항원의 단백질 구조를 기억뒀다가 항원이 들어오면 재빨리 항체를 만들어내는 면역세포다.    

엄 교수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B세포가 중화항체를 빨리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사이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에 BA.5는 전혀 다르게 낯설게 인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 교수는 "유행 규모와 양상은 (변수가 많아) 전망하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결국 유행이 어떻게 전개됐는가는 유행이 끝나봐야 평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재감염의 경우 증상이 약하다고 하지만 고위험군의 경우는 해당 사항이 아니라는 것은 주의할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고령층이 재감염됐을 경우 치명률은 2배, 입원율은 3배로 뛰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위험군 경우 첫 감염 시 면역력이 강해지는 면보다는 건강이 손상되는 악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렇게 약해진 상태에서 재감염되어 입원과 사망 위험이 높아지므로 고위험군 재감염은 되도록이면 막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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