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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4대 석유화학사 재고자산 54% 급증…"수요 부진"

원재료+제품 재고 쌓이며 손실충당금 늘어
고유가·고금리·고환율 속 경기침체로 소비위축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22-07-08 10:2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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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화학사의 재고 자산이 50% 넘게 급증했다. 예상치 못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도시 봉쇄 정책에 따른 수요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재료와 제품이 창고에 쌓이면서 재고 부담이 늘었다. 고유가·고금리·고환율 3중고 속 소비 둔화에 기업의 실적 하방 압력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8일 각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4대 화학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3월말 기준 재고자산은 15조3667억원으로 1년 전(9조9540억원)과 비교해 약 54% 증가했다. 

재고자산이란 기업이 구매한 원재료와 판매를 위해 생산한 상품 등의 가치를 말한다. 미래 사업의 정확한 예측으로 재고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3월말 기준 LG화학의 재고자산은 9조3118억원으로 전년(5조8901억원)과 비교해 58% 늘었다. 재고자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과 원재료는 각각 4조8241억원, 2조3094억원으로 전년대비 49%, 62%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재고자산도 56% 늘어난 2조8542억원을 기록했다. 제품과 원재료의 재고자산은 각각 7280억원, 7166억원이다. 한화솔루션과 금호석유화학의 재고자산도 39%, 57% 증가한 2조4155억원, 7852억원으로 집계됐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국제유가 급등 시기에 비싸진다고 판단되면 대량으로 구매해 재고를 늘린다"며 "올해 재고자산은 수요가 예상보다 밑돌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산업 호황 시기에 과거보다 원재료 구입과 제품 생산을 늘린다. 문제는 업황이 부진할 때 발생한다. 원재료→제품→매출 흐림이 막혀 재고가 창고에 쌓이게 된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재고자산 회전율(매출액/재고자산)은 1.2로 전년 동기(1.6)보다 0.4p 낮아졌다. 회전율은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의 회전율도 2.3에서 1.9로 낮아졌다. 한화솔루션(1.4→1.2)과 금호석유화학(3.7→2.8) 모두 하향 조정됐다.

재고자산 증가와 업황 부진은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 기업은 쌓아둔 재고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 평가손실 충당금을 설정한다. 이는 매출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수익성과 직결된다. LG화학은 1분기에 전년 동기(1442억원) 대비 89% 늘어난 재고자산의 평가손실충담금 2730억원을 반영했다. 롯데케미칼의 평가손실 충당금은 지난해(181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93억원이다. 한화솔루션과 금호석유화학 역시 38%, 100% 증가한 383억원, 42억원의 평가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  

증권업계는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은 LG화학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58.2% 감소한 8950억원으로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을 95% 줄어든 285억원으로 추정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최대 수출국가 중국 내 재봉쇄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이란 3중고도 소비 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최대 소비처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미국과 유럽 시장은 높은 물류비 탓에 공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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