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김준한, '슬의생' 다정남→'안나' 수지의 나쁜 남편으로…"내겐 도전" [N인터뷰] (종합)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2-07-07 16:26 송고 | 2022-07-07 17:27 최종수정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인 쿠팡플레이에서 선보인 드라마 '안나'(극본/감독 이주영)는 속내를 감춘 인물들을 들여다보는 재미와, 이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강점이 작품. 타이틀롤 안나를 맡은 수지의 연기변신과 함께, 김준한 정은채 등이 기존 작품과는 다른 이미지와 매력으로 시선을 장악한다.
그중 김준한은 젊은 나이에 자수성가한 유망한 벤처기업의 대표 지훈 역을 맡았다. 남다른 야망으로 목표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지훈은 자신과 비슷한 면을 가진 안나와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한 인물. 드라마 '봄밤'에서는 '현실이별'의 씁쓸함을 보여주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다정한 짝사랑남으로 설렘을 안겼던 그가, 강압적이고 냉혈의 인간 지훈을 연기했다.

사람 좋은 미소와 능글맞은 태도 뒤의 욕망이 가득한 지훈을 연기한 김준한. 그는 7일 서울 삼청동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안나' 속 지훈이 되며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안나'의 인기를 실감하나.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준다. 배우들에게 연락이 많이 온 편이다. 이제훈씨가 너무 잘 봤다면서 연락이 온 게 기억이 난다. 감독님 전작(영화 '싱글라이더')의 팬이 많으신 것 같다. 노래방 장면이 있는데 옆에 보좌관 실무관한테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을 입에 대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대본에 있는 게 아니고 즉흥적으로 나온 거다. 정말 거슬려서 그랬다. (웃음) 역시 배우들이 알아봐주더라. 박용우 선배가 이야기해주셨다. 그걸 어떻게 알아보시지 신기했다.

-특히 고민이 많은 작품이라고 했는데.
▶최지훈이라는 사람이 콘트롤하는 세계가 너무 컸다. 그 정도 세계를 다뤄본 경험이 없어서 어떤 마음으로 저런 행동을 할까 상상을 많이 했어야 했다. 평소에는 해보지 못한 상상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기는 했지만, 어쨌든 겁이 나기는 했다. 우리가 갑자기 감투를 썼을 때 부담을 느끼는? 그런 느낌이었다. 참 재미있는 게 현장에 가면 모든 요소가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참고를 한 건가.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다. 대본에 의지했다. 괜한 선입견이랄까. 원작의 좋은 설정이 무의식에 남아있어서 반영하려고 할까봐 그런 걸 안 하려고 하는 것 같다. 감독님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배우 김준한에 대한 응원인 거다. 내가 고민이 많은 스타일인데 그러다 보니까 감독님에게 질문도 많이 하고는 했다. 아쉬운 소리를 많이 하니까 '잘 가고 있다'라고 안심시켜주셨다.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전작 '슬의생'에서는 순하고 다정한 역할이었는데, 변화를 주고 싶었나.

▶이 작품을 선택한 것 자체가 그렇지 않을까. 이런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여러가지 모습으로 봐주시는 게 감사하다. '슬의생' 치홍으로, 최지훈으로 봐주시기도 하니까, 처음에는 (이 역할이) 내게 온다는 게 놀라서 감독님에게 여쭤보기도 했다.  뭐랄까, 내가 이렇게(지훈처럼) 스케일이 큰 사람이 아닌 거 같았다. (웃음) 감독님의 상상력이 풍부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의 답변은 무엇이었나.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제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 제안한 거라고 하셨다. 캐스팅이라는 건 배우들간의 케미스트리를 안 볼 수 없는 부분이니까 수지씨가 캐스팅이 되고 어떤 배우와 만났을 때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까 고민하신 것 같다. 그 안에서 저와 만나면 색다른 케미가 나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어떤 이유로 작품을 선택했나.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고 수지씨가 한다고 해서 더.. (웃음) 안나라는 역할을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수지씨에게 변곡점이 될만한 작품이라는 걸 촬영하면서 실시간으로 느꼈다. 많이 놀랐고, 깊이감이 있는 자기만의 작품을 구축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많이 증명해냈다고 느꼈다. 아마 5~6부를 보면 또 새로운 수지씨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사투리는 처음부터 설정한 것인가.

▶원래 경남 통영 출신의 사업가로 설정이 되어 있었다. 대본상에는 동향 사람을 만날 때 사투리를 쓰는 설정이기는 했는데, 내가 읽으면서 고민을 하다 보니까 일부러라도 사투리를 고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상상이 됐다. 억지로 고칠 수 있겠지만, 일종의 (지훈의) 자존심일 수도 있고 자신의 무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를 꿈꾸는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사람을 품기 위해 어떤 출신이라는 걸 자기 뿌리에 대해 놓지 않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이라면 일부러라도 고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지와는 처음 연기를 했다고. 이번 작품 전후 수지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달라졌나.

▶만나기 전에는 '수지'. (웃음) 그 이후로는 너무 편한 동료가 됐고 굉장히 털털했다. 작품을 하기 전에도, 끝나고 나서도 종종 만난다. 너무 편한 동생이 됐다. 욕심도 많은데 별로 티를 안 내는 친구다. 굉장히 부지런히 많이 노력한다. 작품 하면서 앨범도 내고, 솔로도 활동하고 다른 활동도 하더라.

-수지와 웨딩사진이 화제가 됐는데.

▶원성을 많이 들었다. 주변에 수지씨 팬이 많아서 '부럽다'라고 하더라. 수지씨를 여자분들도 많이 좋아하시더라. 결혼식 장면은 너무 성대한 규모여서 놀랐다. (웃음) 상황에 몰입해서 하려고 하니까, 결혼이 보통 일이 아니겠구나 느꼈다. 두 번은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예행연습을 한 것 같은 느낌이다.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안나와 최지훈의 감정은 어떻게 봤나.

▶내가 규정짓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로맨틱한 감정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데 온 신경이 쏠려있는 인물이다. (안나가) 자기 세계를 위해 딱 알맞는 사람이라는 촉이 왔을 것이다. 나와 어울리는, 내가 내 세계 안에서 충분히 콘트롤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느껴졌던 것 같다.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사람이라고 봤다. 그래서 안나를 알아본 것 같다. 

-최지훈은 악역처럼 느껴졌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악역, 선역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으려고 한다. 마치 제3자의 시선에서 이 인물을 평가한 다음에 그걸 끼워맞춰서 연기하게 될 것 같다. 그런 것보다 최지훈이 뭘 원하는지 대본마다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걸 쭉 이었을 때 어떤 삶을 향해 가는 것인지 나오는 것이다. (반응은) 관객들이 보는 것이다. 내가 정하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내가 관객으로서는 (악역이라는 것에) 동의한다.(웃음)

-수지의 '나쁜 남편'이라는 반응에 대해.

▶나쁜 짓을 하지 않나. 누구나 살면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쁜 짓을 할 수도 있는데 그걸 나쁜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어쨌든 치명적인 나쁜 짓을, 아무 스스럼없이 하고 다니는 사람이다. 자기 목적에 굉장히 빠져 있기 때문에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를 것이다) 최지훈은 그걸 나쁘다라고 표현할 것 같지 않다. 그 기준이 (보통과) 굉장히 다른 사람이다.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최지훈은 졸부근성을 가진 안하무인으로 보이기도 한다.

▶성공을 향해가는 여러가지 방법의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훈 같은 경우에는 공포와 변칙으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도대체 뭘 원하는 거지?' 그런 사람이 있지 않나. 주변에서는 안절부절할 수 밖에 없고, 모든 시선이 쏠리게끔 하는 거다. (지훈은 그렇게) 성공의 사다리를 목격했을 것이고 그런 행위의 힘을 느꼈을 것 같다.

-어떻게 캐릭터에 몰입하나.

▶평소 김준한의 룰을 버리고 최지훈의 기준을 가지고 생각하려고 했다. 속도가 됐건, 기준이 됐건 (지훈은) 자기 기준에 안 맞으면 굉장히 답답해 한다. 그런데 내가 살면서 그런 사람을 꽤 목격했던 것 같고, 왜 저렇게 하지? 생각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캐릭터가 남아있나.

▶촬영 직후에는 감독님이 자꾸 '눈 그렇게 뜨지 말라'고 하셨다. '최지훈 눈' 하지 말라고 하셨다. (웃음) 기분탓인지 내가 봐도 눈빛이 바뀐 것 같더라. 눈빛이 좀 사납다고 해야 하나, 사람을 뜯어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무서운 눈이 되어 있더라.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김준한 / 쿠팡플레이 제공 © 뉴스1

-연인의 거짓말을 어느 정도나 용인할 수 있을까.

▶의도가 나쁘지 않은 거짓말, 흔히 말하는 '하얀 거짓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지 않나.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연인이나 부부가 됐다고 해서 모든 걸 오픈한다는 건 착각이다. 서로 모른 척 하고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믿는 사이가 아닐까 싶다.

-욕망에 대한 이야기인데, 김준한은 어떤 욕망이 있나.

▶누구나 욕망이 있을 거다. 나는 연기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방식의 차이는 있을텐데, 그렇게(지훈 정도)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 나를 막 몰아세우는 건 해왔는데 (주변에서) 질려한다. '뭘 그렇게까지 하냐'라고 한다.

-김준한에게 '안나'는 어떤 작품인가.

▶큰 도전이면서 많은 가르침을 준 작품이다. 약간 번아웃 같은 상황이었고  이 작품 끝나고 나서 많은 배우들이 '제대로 못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할 텐데 나도 그랬다. 작품 끝나고 좋은 이야기도 듣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감사하다.


ichi@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