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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죄송합니다"…이웃에 감동 준 어느 캣맘의 손편지[펫톡톡]

고양이들 먹이 구하다 다칠까봐 이웃에 양해 구해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2-07-06 16:20 송고 | 2022-07-07 00:36 최종수정
충남 천안시에 사는 캣맘 A씨가 남긴 손편지(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충남 천안시에 사는 캣맘 A씨가 남긴 손편지(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안녕하세요 ^^ 갑작스럽게 이곳에 고양이 식당을 놓게 돼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충남 천안시에 사는 한 캣맘이 고양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웃에게 남긴 편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캣맘 A씨는 지난 3일 인스타그램에 직접 쓴 손편지 사진과 함께 고양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한 행동을 공개했다.

A씨는 편지에서 고양이 식당을 놓은 것에 대해 이웃에게 먼저 사과를 하고 양해를 구했다.

그가 고양이 식당을 놓은 이유는 이랬다. 누군가로부터 어미 고양이가 5마리나 되는 새끼들을 데리고 위험하게 도로를 건너 먹이를 구하러 다닌다는 연락을 받은 것. 상황을 보러 왔다가 고양이들의 위치를 파악하게 됐다고.

A씨는 옆 도로에서 고양이들이 차 사고(로드킬)를 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들은 바 있어 걱정이 됐다. 그는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A씨는 "위험을 각오하고 먹이를 구해나서야 하는 동물들도 안타깝지만 사고를 당해 훼손된 모습을 보아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고양이들이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아마 고양이 가족이 모르고 있나 보다"라며 "그래서 급한 마음에 이곳에 먹이를 두게 됐다. 우선 저 도로를 건너지 않도록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먹이가 있는 안전한 장소로 이곳 고양이들을 유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자리를 이동할 계획인데 그 동안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고 하셔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것은 선생님의 선택이므로 존중하겠다"며 "하지만 (밥그릇을 치우는) 결정을 하시기 전에 이 상황에 대해 한번만 더 깊이 헤아려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손편지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하면 반드시 고양이들이 위험한 횡단을 하지 않을 것이고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이렇게라도 해봐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서였다"고 밝혔다.

이어 "제발 고양이 엄마가 새끼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첫날 갖다 놓은 밥그릇은 겹쳐진 채 한쪽으로 치워져 있었다. 이를 보고 편지를 썼고 이후 밥그릇이 그대로 있었다는 후문이다. 

A씨의 이 같은 행동은 최근 일부 캣맘들이 아무데나 고양이 급식소와 집을 설치한 뒤 방치하고,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욕설 또는 협박성 글을 남겨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정말 잘하셨다" "애쓰시는 모습 존경한다" "이렇게 이웃을 배려하는 캣맘을 혐오할 사람은 없다" "진정한 인식 개선을 하시는 분" "글씨도 마음도 참 예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른 캣맘이 치웠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밥그릇이 남아있으면 밥자리가 노출되고 벌레가 생길 수도 있다" "고양이가 사료를 다 먹으면 바로 치워주는 것이 좋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길고양이와 공존을 위한 서울시 포스터 © 뉴스1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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