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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노조, '출근 강행' 강석훈에 "'식물 회장'…투쟁 지속"

성명서 통해 "직원 밟고 넘어 출근…어떤 직원이 따르겠나" 비판
강 회장, 산은 미래비전 제시…"부산 이전, 소통위 구성해 해결"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22-06-21 14:34 송고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드러누운 노조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산은 노조 제공)© 뉴스1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드러누운 노조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산은 노조 제공)© 뉴스1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임명 2주 만인 2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 첫 출근한 가운데 산은 노동조합은 강 회장이 부산 이전 반대를 선언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산은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강석훈 회장 퇴진 그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강 회장의 첫 출근을 비판했다.
노조는 "강석훈 회장 내정자가 결국 집회 시간을 피해 직원들을 밟고 넘어 출근을 강행했다. 공공기관 낙하산 저지투쟁 역사에 볼 수 없었던 미증유의 사태"라며 "직원들이 무서워 직원들을 피해 들어온 낙하산을 어떤 직원이 회장으로 인정하고 따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연간 이직 숫자에 가까운 40여명의 직원들이 이미 이직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직원들의 동요와 줄 퇴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모를리 없는 강 회장은 직원들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대신 법 개정 전까지 추진할 수도 없는 '산은 부산이전 똥고집'을 꺽지 않은 채 정부 여당의 눈치를 보며 당당하지 않게 입성하는 길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이 산은을 제대로 이끌고 지휘해 국가경제에서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해 낼 것이라 기대하는 직원은 단언컨데 단 한 사람도 없다"며 "인사권, 예산권을 휘두를 수는 있겠지만 산은을 이끄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그는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산은 역사상 처음으로 취임하자마자 '식물 회장'이 됐다"고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강 회장 퇴진과 본점 이전 저지 투쟁을 위해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며 "직원들을 넘어 입성을 사과하고 지방 이전 반대를 천명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KDB산업은행 제공)© 뉴스1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KDB산업은행 제공)© 뉴스1

노조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날 노조원들이 출근 저지 집회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뒤 일부 노조 간부만 정문에 남은 상황에서 출근을 시도했다. 노조 간부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출입을 저지했고 강 회장은 틈을 비집고 힘겹게 출입문을 통과했다.

산은은 강 회장의 이날 출근 배경으로 엄중한 국내외 경제상황과 산적한 현안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우리 경제와 산업은행, 그리고 산은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출근했다"고 말했다.

한편 강 회장은 이날 오전 가진 취임식에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혁신성장의 디딤돌 △경제안보 대응 위한 대표 싱크탱크 △글로벌 KDB △그린·디지털·바이오 전환 선도기관 △시장안정자로서의 역할 등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부산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직원들에 보낸 별도 메시지를 통해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소통위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하면서 소통위에 모인 구성원의 목소리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게 강 회장의 구상이다.

취임식 이후에는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첫 업무지시로 비상 경제상황 대응방안 마련을 주문했다고 산은은 전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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