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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놓인 '편지' 문예공모전서 대상

편지 쓴 여고생 의사 확인 안돼 수상 여부 미정
'전사자 6명 앞' 비닐에 담긴 채 묘역에 놓여

(대전ㆍ충남=뉴스1) 임용우 기자 | 2022-06-20 17:56 송고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한 여고생이 남기고 간 편지.(계룡시 해군동지회 제공)© 뉴스1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한 여고생이 남기고 간 편지.(계룡시 해군동지회 제공)© 뉴스1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여고생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남기고 간 편지가 문예공모전 대상에 선정됐다.

20일 충남 계룡시 해군동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서 편지 6통이 발견됐다.
이 편지는 비가 오는 날씨 속 비닐에 담겨 있던 상태로, 고(故)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 앞으로 쓴 것이었다.

편지를 쓴 여고생은 윤영하 소령에게 “해전 당시 태어나지 않아 사건을 몰랐다가 너무나 뒤늦게 알았다”며 “현충원도 너무 오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만나뵈러 오게 됐어요”라고 적었다.

제2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오전 연평도 인근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의 참수리 357호를 기습 공격해, 교전 끝에 군인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다친 사건이다.
이 여고생은 서후원 중사에게는 “저는 서 중사님의 가슴을 관통하고 지나간 그 총알이 너무 미워요. 북한도 너무 미워요”라며 “영결식에서 동생분이 우시는 걸 보면서 서 중사님이 얼마나 좋은 형이었는지 느껴지더라구요”라고 썼다.

비닐봉지에 담긴 편지들을 처음 발견한 이학철 계룡시 해군동지회 부회장은 제2연평해전 20주기를 맞아 마련된 ‘청소년 문예 공모전’에 이 편지를 출품했다.

내부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대상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전사자 6명과 유족들의 이야기를 각각의 편지에 담은 내용이 감동적이었다"고 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상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문예 공모전 대상이 국가보훈처장 상으로 수여되는데 해당 작품은 공식적으로 출품한 것이 아닌 이 해군동지회 부회장이 대리 제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편지를 쓴 당사자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보훈처에서는 대상 수여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동지회는 인근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수소문하는 한편 작성자로 추측되는 학생 연락처를 구해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문예 공모전 시상식은 오는 29일 열린다.


wine_sk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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