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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토어 입점한 디아블로... 정작 韓 게임사는 '토종 앱마켓 패싱' 지속

6월 신작 대격돌 펼쳐지는데…게임업계 "원스토어 입점 계획 없다"
유명무실화된 '3N-원스토어' 합의…"구글 횡포 막으려면 토종 앱마켓 키워야"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2-06-14 11:50 송고
한국산 앱마켓 원스토어에서 입점한 미국 블리자드의 모바일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 (원스토어 캡처)© 뉴스1
한국산 앱마켓 원스토어에서 입점한 미국 블리자드의 모바일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 (원스토어 캡처)© 뉴스1

게임업계에 '신작 대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짚어야 할 점은 6월 출시되는 대작 게임 중 국내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에 입점하는 게임은 단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 모두 원스토어를 제외한 구글플레이·애플앱스토어만 출시된다.

더 놀라운 건 원스토어에 출시된 하나의 게임이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디아블로 이모탈'이라는 점이다. 미국 게임사는 한국 앱마켓을 선택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한국 앱마켓을 외면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토종 앱마켓 패싱' 현상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이 구글의 '인앱결제 횡포'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선 게임사들이 구글 눈치 보기를 끝내고 토종 앱마켓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韓 게임업계 원스토어 패싱, 왜?

6월 국내 게임업계에 굵직한 대형 신작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지난 3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을 시작으로 20일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23일 위메이드의 '미르M'까지 각 게임사별 주요 작품이 출격을 대기중이다. 넷마블의 기대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도 7월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신작 전쟁'도 국내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엔 남일이다. 게임사들이 원스토어를 제외한 구글플레이·애플앱스토어에만 게임을 입점하기 때문. 실제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넷마블 관계자들은 "신작 게임의 원스토어 입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실 '원스토어 패싱'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재 모바일 게임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모두 원스토어에 등록되지 않았다. '토종 앱마켓'이 정작 한국 기업에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게임사들의 입장에선 원스토어를 외면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6년 국내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토종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앱마켓으로 대부분 이용자가 한국인이며 국내 시장 점유율도 15%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할 이뤄내야 할 게임사 입장에선, 추가적인 개발비를 들여 원스토어에 입점할 필요성이 없는 것. 오히려 원스토어에 입점하면 이용자가 분산돼 '구글 매출 N위' '애플 매출 N위' 같은 지표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

2022.3.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022.3.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디아블로 이모탈, 원스토어 입점…왜?


그런데 최근 원스토어에 글로벌 대작 게임이 입점했다. 바로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 이모탈'이다. 이는 앞서 출시된 글로벌 대작 게임의 사례를 놓고 봐도 이례적인 행보다. 중국 게임사가 출시한 '원신'도, 미국 게임사가 출시한 '로블록스'도 모두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았다.

블리자드 코리아 관계자는 원스토어 입점 배경에 대해 "이용자가 있는 곳에 게임을 출시한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지만, 업계는 토종 앱마켓 성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선택이라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앱마켓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플레이·애플앱스토어는 게임 콘텐츠 앱에서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글로벌 게임사 입장에서도 부담인 금액이다. 반면 원스토어는 구글·애플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20%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즉, 글로벌 게임사 입장에선 토종 앱마켓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10%에 가까운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해 8월 원스토어는 블리자드,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와 함께 모바일 사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 구글 횡포 저지하려면 '토종 앱마켓' 역할 필수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 정책이 글로벌 IT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구글은 게임앱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 및 수수료 30% 부과 정책을 콘텐츠 앱 전체로 확대하고 지난 1일부터 이를 따르지 않은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같은 '구글의 횡포'에 대항할 힘을 갖기 위해선 토종 앱마켓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앱마켓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사들의 참여가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내 대형 게임사 '3N'(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원스토어에도 게임을 출시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한 합의가 됐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한국 앱마켓을 외면하고, 미국 게임사는 한국 앱마켓을 선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나는 가운데 일각에선 국내 게임사도 구글 눈치보기를 끝내고 토종 앱마켓 키우기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 애플 플랫폼 종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토종 앱마켓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앱마켓 매출의 80%가 게임에서 나오기 때문에, 게임사들이 국내 앱마켓을 외면하면 사실상 토종 앱마켓 키우기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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