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균등배정 제도로 혼선"…증권사 최소청약주수 10주→100주

세아메카닉스·위니아에이드 최소청약주수 100주
청약경쟁률 낮아지면서 균등배정에 따른 업무 부담↑…"대안 필요해"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2-06-14 06:01 송고
위니아에이드 투자설명서 © 뉴스1
위니아에이드 투자설명서 © 뉴스1

증권사들이 최근 공모주 최소청약주수를 기존 10주에서 20주, 100주로 상향하고 있다. 투자 허들을 조금이라도 높여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더 주고, 공모주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증권사 업무 부담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보인다. 청약 거품이 꺼지자 '균등배정'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시작하는 보로노이는 최소청약주수가 20주다. 같은날 청약을 진행하는 위니아에이드의 최소청약주수는 무려 100주다. 기존에는 10주가 보편적인 최소청약주수였지만 최근들어 최소 단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앞서 2월에는 인카금융서비스, 3월에는 유일로보틱스가 최소청약주수를 20주로 잡았고, 세아메카닉스는 100주부터 청약이 가능했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최소 청약주수로 10주로 해놓은 건 관행에 가까웠다. 과거에는 100% 비례청약이었기 때문에 한 주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주문을 넣어야 했기 때문에 '최소청약주수'는 사실 의미가 없는 숫자였다.

하지만 공모물량의 절반 이상을 청약에 참여한 모든 투자자에게 균등하게 나눠주는 '균등배정' 제도가 도입이 되면서 최소청약주수가 중요해졌다.
지난해까지는 워낙 청약 열풍이 불었기 때문에 10주를 신청해도 1주를 받기도 어려워서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들어 경쟁률이 낮아지면서 균등배정 물량이 1인당 20주씩 배정되는 경우도 생기면서 업무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지난 9일, 10일 청약을 진행한 비플라이소프트의 경우 균등배정물량이 10만주였는데 청약건수는 6760건에 불과했다. 균등배정으로 돌아가야 하는 주식은 '14주+알파'인데, 최소청약인 10주만 참여한 투자자가 많아 셈법이 복잡해졌다.

10주만 참여한 사람은 10주를 받고, 남은 물량은 실권처리 되어 비례배정 물량으로 넘어갔다. 20주를 신청한 사람들도 일단은 신청 물량의 50%인 증거금만 냈기 때문에 추가 출금을 동의를 하지 않았다면 10주만 배정받았다. 10주를 신청한 사람 중에서도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않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공모주에 대해서 잘 알고, 투자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들어왔다면 지금은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청약에 참여했다가 경쟁률이 부진하면 추가 납입을 하지 않고 적은 물량만 받는 투자자가 늘었다"면서 "이런 과정을 조율하는 것에 있어 회사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청약에 의지가 있는 소위 '진짜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투자자 허들을 조금씩 높이는 분위기다. 최소 청약주수를 10주로 설정해 1000명이 신청하는 것보다 100주로 높여서 500명이 신청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증권사가 이자수익을 한 푼이라도 더 얻기 위해 최소청약주수를 올리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지만 실상 증권사의 이자수익은 크지 않다. 게다가 청약주수를 낮춰 청약수수료를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게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

최근 청약열기가 식으면서 균등배정 제도의 맹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이 좋을 때는 모두가 10주씩만 청약해도 1주씩 받을 수 있는 공평한 제도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장이 나빠지면서 증권사의 업무 부담만 키우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청약 관련 업무가 과도하게 높아졌다. 결국 청약 수수료가 만들어진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면서 "균등배정의 명분은 좋았지만 지금처럼 장이 안 좋을 때 대안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o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