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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잃은 물가 정점론…미국 '자이언트' 한국은 '빅스텝' 고개

미국 5월 물가상승률 8.6%…기준금리 0.75%p 인상 '자이언트스텝' 거론
한·미 기준금리 역전 눈앞…연말 2.75% 전망 속 이르면 7월 금리역전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2022-06-13 17:58 송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를 육박하며 시장의 예상을 훌쩍 웃돌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한다는 '물가 정점론'은 일순간 빛을 잃고 퇴색했다.

이제 남은 것은 높은 물가에 쫓겨 기준금리를 올리는 일뿐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 역시 더욱 강한 기준금리 인상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75%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 거래 참가자들은 현지시각으로 오는 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0.75~1.00%에서 1.25~1.50%로 0.50%p 오를 확률을 70.0%로 예상했다. 이 밖에 1.50~1.75%로 0.75%p 인상될 확률은 30.0%가 예측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선물거래 참가자들의 대부분(98.0%)은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기정사실처럼 여겼고 소수(2.0%)만이 0.75%p 인상을 전망했다. 그러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기준금리를 더욱 큰 폭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5월 기준 미국의 CPI는 전년 동기 대비 8.6% 상승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8.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변동이 심한 식품·에너지 등의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보다 6.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물가 정점론'은 힘을 잃었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쫓겨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려온 미국으로선 만일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 경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유가 생겼을 터였다.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최신 소비자물가지수는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화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며 물가 상승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희망을 부숴버렸다"면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8.6%는 소비자가 일상적인 구매를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는 안정적인 경제를 위해 노력하는 연방준비제도와 백악관에는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물가상승률을 확인한 연준이 내년까지도 통화 긴축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는 "5월 소비자물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희망을 꺾고 미국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두려움을 더했다"며 "시장은 전반적으로 연준이 2023년까지도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 역시 강한 금리 인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5월에 걸쳐 0.25%p씩 기준금리를 차근차근 인상해 현재 1.75%로 올려놓은 상태다.

금통위가 다음에 열리는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더라도 2.00% 수준이다. 미국이 빅스텝을 두 번만 더 단행하면 7월에는 기준금리 1.75~2.00%로, 우리나라는 미국에 기준금리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히게 된다.

관건은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실제 밟을지 여부다.

물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4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긴 했으나, 만일 6~7월 중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과 빅스텝을 한 번씩 단행한다면 기준금리는 2.00~2.25%로 오른다. 이렇게 되면 당장 7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향후 국내 물가상승률이 진정되지 않고, 미국이 실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경우 한은이 빅스텝을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9일 "현재로선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올해 남은 7·8·10·11월 금통위 회의에서 매번 0.25%p씩 기준금리를 올려 연말까지 2.75%까지 오르는 상황도 이제 감안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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