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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감독 "'브로커' 12분 기립박수, 미안했지만 역시 기뻤다"(종합)

[칸 현장]
[N인터뷰]

(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2-05-28 10:00 송고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5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살롱 데 앙바사되르(Salon des Ambassadeurs)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인터뷰 촬영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5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살롱 데 앙바사되르(Salon des Ambassadeurs)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인터뷰 촬영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브로커'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의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프리미어 상영으로 처음 공개됐고, 이번에 초청된 한국영화 중 가장 긴 12분간의 기립박수를 끌어내며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게 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아이유(이지은) 외에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주영 등이 출연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칸 영화제에서 '어느 가족'(2018)으로 최고 영예에 해당되는 황금종려상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는 심사위원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모처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이맘 때 쯤 영화를 찍었는데 이곳에서 배우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게 감회가 새롭다"고 털어놨다. 또 긴 기립박수에 대해서는 "속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면서도 역시 기뻤다"는 답변도 전했다. 또 그는 가장 화제가 됐던 아이유 캐스팅 비화를 비롯해 영화 속 주제였던 베이비박스를 작품에 담아내기까지 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5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살롱 데 앙바사되르(Salon des Ambassadeurs)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인터뷰 촬영을 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5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살롱 데 앙바사되르(Salon des Ambassadeurs)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인터뷰 촬영을 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오랜만에 칸 영화제에서 작품을 선보인 소감은.

▶작년 이맘 때 쯤 영화를 찍었는데 칸이라는 곳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과 재결합할 수 있었던 게 감회가 새롭다.
-기립박수가 12분으로 매우 길었는데 어땠나.

▶길다 느꼈다.(웃음) 어쩔 수 없이 계속 박수를 치는 거면 죄송하다 느꼈다. 박수를 마칠 때가 됐나 했을 때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제지를 시키는 표정으로 객석 위를 보라고 하시더라. 위를 올려다 보니까 또 박수가 길어졌다.(웃음) 이런 걸 4번 정도 반복해서 속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면서도 역시 기뻤다.

-배우들과 프리미어 상영 때 작품을 처음 본 것인지.

▶배우분들이 후시 녹음을 했었기 때문에 본인 파트는 다 봤다. 송강호씨는 본인 파트 아닐 때도 조언을 해줬기 때문에 꽤 많은 분량을 봤다. 그런데 완성한 상태로는 모든 분들이 어제 처음 봤다.

-기본적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품에 기대가 큰데 부담감은 없나.

▶기본적으로 부담을 잘 안 느끼는 성격이기도 하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작품을 완성시킨 후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작품이 됐다. 그 배우분들과 함께 초청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이상 욕심을 낸 건 없었다. 막상 와보니까 제가 묵는 호텔에 '브로커'의 배너가 걸려있고 프리미어 상영을 시작할 때 역대 수상자 이름이 올라가더라. 그걸 봤을 때 부담을 확 느꼈다.

-관객들 반응이 좋아서 이에 대한 부담감이 크진 않은지.

▶관객 반응은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평가 이런 것 보다는 얼마나 재밌게 봐주셨는지 궁금하고 이는 작품의 가장 큰 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일본어로 쓴 글을 한국어 대사로 옮겨서 번역이 됐고, 불어와 영어로도 번역이 됐다. 번역 거친 상태이기 때문에 소소한 웃음의 포인트라든지, 표정에서 유발되는 연기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두 단계 자막으로 거친 것으로 인해 사라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위험성이 있을 수 있었지만 이 부분에 웃었으면 했는데 웃어줘서 감사했다.

-이동휘 연기가 영화 상영 때 큰 반응이 있었는데, 이 반응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또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이동휘 배우의 연기를 어떻게 봤나.

▶현장에서도 보면서 웃음을 참기 힘들 정도로 너무 재밌었다. 아마 현장에 있었던 모든 배우도 똑같이 느꼈을 텐데 다시 봐도 정말 웃겼다.(웃음)

-'나의 아저씨'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을 많이 했다. 섭외는 어떻게 성사됐나.

▶영화 제작 사무실에 캐스팅이 정해진 배우들의 사진을 붙였고 어떤 분으로 캐스팅할 건지 상당히 긴 시간동안 검토하기도 했다. 제가 먼저 함께 하고 싶다고 거론한 분들이었는데 그 희망이 이뤄져서 엄청난 일이구나 느꼈고 올스타 캐스팅이 돼서 감사하다.

-아이유가 연기한 소영은 캐스팅이 중요한 인물이다. 어떤 이유 때문에 아이유에게 맡겨야겠다 생각했나.

▶한국 드라마를 좀 많이 봤다. 재밌게 본 여러 드라마가 있는데 그중에서 아이유의 연기가 뛰어나다 느낀 게 감정 표현이 절제돼 있다. 절제된 표현이 내내 일관되게 이어졌는데 연기에 대한 집중력과 지구력이 놀랍더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유의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었고, 또 먹는 모습도 인상에 남았다. 마치 연료를 보충하듯이 먹는데, 평생을 이렇게 음식을 먹어왔구나 느껴지면서 반대로 슬프게 다가왔다. 그런 디테일함을 보면서 감정 표현 외적인 부분에서 감정을 전달하는 연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있었다.

-베이비박스와 관련한 이야기를 한국에서 꼭 찍고 싶었던 이유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찍고 있을 때 리서치를 하는 과정에서 입양 제도에 대해 리서치를 했다. 일본에 베이비박스에 해당되는 시설 있다는 사실과 그 존재를 알게 됐다. 이를 코멘트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게스트로도 출연하면서 더 관심을 갖고 리서치를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던 중에 같은 시설이 한국에도 있단 걸 알게 됐다. 한국에선 교회가 운영하고 일본서는 병원이 운영하는데 한국에서는 베이비박스의 수가 일본의 10배 정도 달하더라. 그 배경에는 일본 이상으로 입양이 사회적 배경과 관련이 있는 걸까 관심을 갖게 됐다. 그 소재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떠올랐던 이미지가 있는데 송강호가 신부의 차림으로 아이를 안고 있는데 미소짓고 있다가 아이를 팔아버리는,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한신을 떠올렸다. 그게 출발점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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