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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된 보험 플랫폼 경쟁…미니보험부터 GA설립까지

보험시장 패권 핀테크 업체로 넘어가나 '촉각'
"보험가입 설득 필요한 '돈 되는' 상품은 취급 어려울 것"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박주평 기자 | 2019-05-23 15:13 송고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오는 6월 카톡에서 독립해 카카오페이 전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2019.5.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오는 6월 카톡에서 독립해 카카오페이 전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2019.5.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핀테크 업체를 중심으로 보험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지(人紙·사람(설계사)과 종이(청약서)를 뜻함)산업인 보험이 핀테크와 결합하면서 온라인·모바일 '보험 플랫폼'이 새로운 판매 채널로 떠올랐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시장의 패권이 장기적으로 보험 플랫폼에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어서 그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보험 플랫폼 → GA로의 확장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한 후 가입할 수 있는 보험 플랫폼을 하반기에 선보인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6개 손해보험사와 손잡고 가장 먼저 여행자보험 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월부터 인바이유와 손잡고 '내가 설계하는 해외여행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비교할 수 있는 보험 상품군을 넓혀가는 동시에 일상의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다양한 미니보험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보험은 꼭 필요한 특약과 담보만 보장하는 대신 보험료를 1만원 미만으로 낮춘 보험상품이다.
카카오뱅크도 수수료 수익을 올리기 위해 보험사의 미니보험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미니보험 판매를 위해 보험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 플랫폼 시장에는 맞춤형 보험상품을 추천해주는 '뱅크샐러드', 통합 보험 관리 '보맵', 보험 비교 서비스 '굿리치', '토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보험사로부터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고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토스처럼 직접 보험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 20일 '카카오페이데이2019(kakaopay day 2019)' 행사에서 "GA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말 자회사로 보험대리점(GA) ‘토스보험서비스’를 설립해 보험 상담과 판매로 영역을 넓혔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상담을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담·설계를 진행하는 텔레마케팅(TM) 채널을 만든 것이다.

현재 토스는 한화생명, 삼성화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해외여행보험, 미세먼지보험, 1일 운전자보험, 실속 암보험 등도 판매하고 있다. 토스 미니보험은 출시 4개월 만에 약 2만건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보험 플랫폼 영향력은

보험업계는 플랫폼 경쟁이 보험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플랫폼에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그 이상의 보험상품을 원하는 고객은 자사 GA로 연결하는 시스템이 보험영업의 새로운 채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와 토스 이용자가 각각 1200만명, 1000만명 수준이고 모두 금융 소비자란 점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 핀테크업체의 주요 고객인 2030세대는 보험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이다. 장기적으로 보험영업 동력이 플랫폼에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미니보험을 통해 젊은 세대가 보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보험사와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젊은 세대의 보험가입 패턴이 플랫폼으로 굳어지면 설계사 등 다른 판매 채널은 물론 보험사도 플랫폼의 영향력 아래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보험 플랫폼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보험 플랫폼에서 다룰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고, 플랫폼 이용 수수료 등이 높아 가격경쟁력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험 관계자는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건 구조가 단순하다는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미니보험 정도 다뤄져 시장이 한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에 내야 하는 이용 수수료가 낮지 않다"며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가격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또 플랫폼이 GA로 연결된다 해도 TM채널 중심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등은 위험을 환기시키는 설득 과정을 거쳐 고객을 확보하는데, TM채널 중심의 GA는 이 기능이 없어 돈 되는 상품을 판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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