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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배제하려는데…농협, 화웨이 장비로 은행망 구축

민감한 금융망에 굳이 '보안논란' 중국 장비 도입
가성비 좋다던 화웨이, 타사보다 되레 30억 비싸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18-11-08 07:20 송고 | 2018-11-08 09:06 최종수정
서울 서대문구 농협금융 본사.©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서대문구 농협금융 본사.© News1 박지혜 기자

전국 849개 지점을 보유한 NH농협은행이 '보안' 문제가 대두된 중국 화웨이 전송장비로 통신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호주 정부가 화웨이 장비사용을 배제한데 이어 영국까지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마당에 국내 대표은행인 농협이 이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1200억원 규모로 구축하는 농협의 차세대 통신망 구축사업에 응찰한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가운데 K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7일 선정했다. 농협의 통신망은 본점과 849개 지점 그리고 면단위까지 입점해있는 단위농협을 모두 연결하는 '신경망' 역할을 한다.

문제는 KT가 농협 통신망으로 제안한 전송장비가 중국 화웨이 제품이라는 점이다. KT는 120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화웨이 장비 비용을 1000억원으로 잡았다. 전송장비와 이를 뒷받침하는 백본장비까지 전부 화웨이 장비로 구성한 것이다. 

농협은 이에 대해 "입찰제안요청서(RFP)에 은행망 구축에 필요한 장비스펙(사양)만 기재한다"면서 "우리가 특정 장비업체를 지명할 수도 없고 의도적으로 배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 입장에서는 통신사업자를 선정할 뿐, 해당 통신사가 공급하는 장비까지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협의 이같은 설명은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과 공공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스파이칩' 논란이 불거진 중국 슈퍼마이크로사의 서버를 사용하는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만큼 금융당국이 중국 장비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은 사이버공격으로 정보가 유출되면 매우 심각한 피해를 낳는다. 몇년 전 농협은행도 해킹으로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되는 바람에 홍역을 치렀다. 상황이 이런데도 농협이 화웨이 장비를 제안한 K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보안'을 등한시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더구나 KT가 제안한 화웨이 장비가격은 다른 장비가격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한 관계자는 "농협에 제안한 화웨이 장비가격은 타사 장비보다 30억원가량 비싸다"고 귀띔했다. 결국 농협은 보안 논란이 있는데 가격도 더 비싼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다.

현재 여러 나라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척하는 분위기다. 영국은 최근 자국 통신사업자에게 5세대(5G) 장비 도입시 '보안'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이동통신 인프라 점검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국 통신사들은 정부의 이같은 인프라 점검을 사실상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장비를 배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호주 정부도 자국의 주요 기업들에게 화웨이 장비도입을 금지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는 노키아(옛 알카텔루슨트) 전송장비를 NH농협은행에 제안했고,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전송장비를 제안했다.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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