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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 K씨 보복위해 6월부터 여성 납치 계획

경찰, '트렁크 시신' 피의자 김일곤 검찰 송치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5-09-25 09:02 송고 | 2015-09-25 15:34 최종수정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일곤이 1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9.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일곤이 1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9.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경찰이 이른바 '트렁크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일곤(48)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아산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모(35·여)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강도살인·살인예비·사체손괴 등)로 김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다고 25일 밝혔다.
특수강도와 절도 등 전과 22범으로 최근까지 식자재 납품업에 종사하던 김씨는 지난 5월 영등포 먹자골목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중 승용차 운전자 K씨와 시비가 붙었다.

이 사건으로 김씨는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K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됐고, 이에  김씨는 지난 6월 초부터 K씨를 수차례 찾아가 언쟁을 벌였다. 

K씨가 자신을 무시하고 피한다고 생각한 김씨는 보복을 결심, K씨를 살해하기 위해 K씨를 유인할 여자와 차량, 휴대폰을 마련할 목적으로 '여성 납치 계획'을 세웠다. 
경찰은 김씨가 이같은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김씨에게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계획에 따라 김씨는 지난 8월24일 일산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도 30대 여성을 납치하려 했으나 이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오후 2시6분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을 찾은 김씨는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려던 주씨를 흉기로 위협해 납치, 자신이 차량을 직접 운전해 마트를 빠져 나왔다. 

K씨에 대한 유인책으로 주씨를 납치한 김씨는 같은날 오후 4시쯤 주씨가 "소변이 마렵다"고 하자 주씨를 천안의 한 야산으로 데려갔다. 그러나 주씨가 도망치자 주씨를 제압, 강제로 조수석에 태운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다음날 오후 삼척시의 한 공원 주차장에서 주씨의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옮기고 흉기로 시신 일부를 훼손한 김씨는 11일 오후 2시40분쯤 서울 성동구 홍익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 차량을 버렸다. 주씨는 증거인멸을 위해 차량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사건 발생 후 김씨에 대한 수사를 공개 수사로 전환한 경찰은 지난 17일 오전 10시55분쯤 성수동의 한 종합동물병원 간호사로부터 "흉기를 들고 한 남성이 침입했다"는 신고를 받고, 병원으로 향하던 중 길가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주씨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납치 후 소변을 본다던 주씨가 도망치려 했고, 붙잡아 온 후에도 계속해서 차 안 창문을 두드리고 '사람살려'라고 소리를 질러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주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주씨는 경부압박질식사에 의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씨는 주씨가 납치된 이후 자신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고, 원래 계획과는 달리 자신이 주씨를 살해하게 되자 K씨에 대한 복수가 '실패로 끝날 것 같다'는 생각에 주씨의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체포 직전 동물 병원에서 강아지용 안락사 약을 구입, 이를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호주머니 속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대해 "김씨는 K씨와의 폭행 사건 이후 6월 초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자신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정리해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메모지에는 K씨를 포함해 총 28명의 이름과 직업, 연락처 등이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메모지에 적혀 있는 사람 모두에게 보복할 의지를 지니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메모지에 적혀 있는 사람 모두를 조사한 결과, K씨를 제외하고 대부분 김씨에 대한 기억조차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여죄는 물론 보다 정확한 사건 경위에 대해 계속해서 수사할 예정이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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