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중국 땅?'에 답변 회피하는 챗GPT…'베테랑 외교관 포스'

민감한 현안 물어도…절제된 용어로 답변
각국 정부, AI챗봇 답변내용 조작할 수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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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채팅로봇(챗봇) 챗GPT가 사용자의 질문에 내놓은 엉뚱한 답변들이 전 세계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가운데 의외로 외교 현안에선 베테랑 외교관 못지않은 언변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매트'는 챗GPT에 대해 "적어도 사회정치적인 논쟁에서만큼은 외교적 수완이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며 "사용자들은 대만 주권과 관련된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챗GPT가 내놓은 답변은 수사적으로 능숙할 뿐만 아니라 공평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만이 중국의 일부인가'란 질문에 챗GPT는 "상이한 견해가 있다"며 "중국인민공화국(PRC)은 대만이 자국 영토에 속한다고 주장하지만 대만은 자체적인 행정부와 헌법, 정치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국제사회에서 고수하는 중국의 입장과 사실상 독립된 국가로서 작동하는 대만의 현실을 아우르는 중립적인 대답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챗GPT를 사용해 논설문을 작성할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은 비교적 온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이 독립된 국가임을 주장하는 논설문을 작성해 달라고 요구하자 챗GPT는 "대만 독립은 대만의 역사와 민주주의 전통 그리고 민주주의 가치 및 원칙에 대한 국민들의 헌신에 뿌리를 둔다"고 적었다.

대만 독립주의자 입장에서 다시 써보라고 요청하자 챗GPT는 "대만 국민들은 자신의 국가와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며, 주권 국가로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답했다. 논설문임에도 '나' 대신 '대만 국민'을 주어로 사용해 주관성을 최대한 희석한 것으로 보인다.

거듭된 민감한 현안 질의에도 챗GPT가 영리하게 답변한 이유는 답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챗GPT 개발 과정에서 '해야 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파라미터(매개변수)로 설정했다.

더디플로매트에 따르면 챗GPT는 △다양한 관점을 사용자에게 설명하고 △정치적인 질문은 정보를 묻는 말로 변환하고 △특정 견해를 묻는 경우 형용사·부사 없이 답변해야 한다.

반면 챗GPT는 △정당과 연대하거나 △특정 견해를 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테러·노예제도 등 위험한 견해에 대해 찬성해서는 안 된다.

챗GPT와 같은 AI챗봇은 앞으로 사용자가 정보를 검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MS)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 기술을 결합했고 '검색왕국' 구글도 직접 개발한 AI챗봇 '바드'를 통한 베타 서비스를 내놓았다.

AI챗봇이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각국 정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답변이 나오도록 조작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더디플로매트는 경고했다. AI챗봇도 결국 기존 인터넷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AI챗봇이 노출된 데이터가 무엇인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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