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의 인생…긴박했던 6.25 피난길부터 故 이봉조까지(종합)

'스타다큐 마이웨이' 9일 방송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서울=뉴스1) 이아영 기자 = 현미가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9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가수 현미의 일상이 공개됐다.

현미는 작곡가 이봉조를 만나 숱한 히트곡을 발표했다. 이봉조는 미 8군부대에서 공연할 때 밴드(악단)마스터였다. 현미는 "잘생겼었다. 그런데 나한테 친절했다. 연애를 지독하게 했다. 매일 만났다"고 회상했다. 현미는 유부남인 줄도 모르고 만났다고 한다. 현미에게는 총각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그러나 현미는 임신을 했고, 이봉조는 현미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봉조는 그러고도 본처와 사이에서 아이를 2명 더 낳았다. 현미는 "나는 그 사람을 본처한테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밤 술을 마시고 야구방망이로 살림을 부수기 시작했다. 무서웠다. 추운 겨울이었다. 잠옷 바람으로 밍크코트 하나 입고 도망 나와 헤어졌다"고 전했다.

현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봉조를 그리워했다. 이봉조가 색소폰 부는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현미는 "나한테 틀니를 보여주면서 '내가 이렇게 불쌍하게 살고 있는데 나를 안 받아줄거냐'고 했다. 그래서 다시 살자고 했는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며 "운명이 거기까지밖에 안 된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안 됐다"고 말했다.

현미는 엄앵란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이웃해 살면서 우정을 쌓았다. 엄앵란은 투병과 수술로 몸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현미는 엄앵란이 걸을 수 있도록 부축을 해줬다. 엄앵란을 만난 현미는 "우리가 살던 아파트가 지금 50억 원이라고 한다. 그때 1300만 원에 주고 샀는데"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파트를 팔자 가격이 올랐다며 아쉬워했다. 현미와 엄앵란은 이제 지인들에 대해 얘기하면 누구 죽은 얘기밖에 없다며 서러워했다. 엄앵란은 "누구 죽은 얘기 그만하라. 내 차례가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엄앵란은 남편들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현미는 "다 갔는데 뭐"라며 "남편이 있으면 이렇게 못 먹는다"고 했다. 엄앵란은 지난 4년간 집에만 있었다고 한다. 관절 수술을 받으며 다리가 불편해져 외출하지 못했다. 현미와도 가까이 살지만 놀러 가지 않았다며 "창피해서 못 나갔다"고 말했다.

다른 날 현미가 향한 곳은 고향 동생의 사무실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만났는데 알고 보니 같은 고향 출신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6.25 전쟁 당시 고향을 떠나 피난했다. 현미는 "기차역에 갔는데 기차에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걷자고 했다. 띠를 묶어서 안 잃어버리려고 했다. 두 달을 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어렸던 동생들은 미처 함께하지 못했다. 현미는 20년 전 5000달러를 내고 몰래 동생들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현미는 "8남매 중 제일 예뻤는데 고생을 많이 해서 머리카락이 다 빠졌더라. 영양실조다. 다 괜찮은데 배고파서 못 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동생을 만난 뒤엔 우울증에 시달렸다. 현미는 "과거가 무슨 소용이 있냐. 오늘, 이 시간이 제일 중요한 거다"고 깨달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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