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US스틸 日 매각 불허 곧 공식화"…주가 17.5% 급락(종합)

WP·NYT 등 주요 매체 보도, "외국인투자위 '국가안보 우려' 최종보고서 곧 전달"
보도 후 US스틸 주가 급락, US스틸 대표이사 "매각 불발 시 피츠버그 공장 폐쇄"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의 국제전기노동조합(IBEW) 지부 #5에서 열린 노동절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2024.09.02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미 대선 후보들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화할 예정이라고 4일(현지시간) 미 주요 매체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보도에서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149억 달러 규모의 US스틸 인수글 공식적으로 차단한다는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WP는 이번 인수가 국가 안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과 관련한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한 자세한 논평을 하진 않았지만, CFIUS의 심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개월 동안 CFIUS는 이 거래를 면밀히 조사해왔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11월 대선 전에 매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추측이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CFIUS의 최종 보고서를 받은 미 대통령은 관련 법에 따라 거래를 막을 수 있다.

WP는 "익명을 요구한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재무부가 주도하는 위원회는 광범위한 검토 끝에 일본제철의 인수로 인해 제기된 국가 안보 우려를 완화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의 불허 방침 소식이 전해지지 이날 US스틸의 주가는 17.5% 하락한 채 마감했다.

펜실베이니아 브래독에 위치한 US 스틸 에드가 톰슨 제철소 앞에 게양된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US스틸 대변인은 이날 CFIUS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데이비드 버렛 US스틸 대표이사는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공장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버렛 US스틸 CEO는 "만약 (일본제철과의)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영업이 어렵다"면서 "회사 자금이 바닥났다"라고 말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 인수계획을 발표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진영보다 먼저 매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버렛은 대선 후보들의 반대 입장 발표 후 관련 발언을 자제해 왔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반대 여론에 대해 "당혹스럽고 혼란스럽다"라고 했다.

그는 확장된 아칸소 공장을 통해 피츠버그에 있는 남아 있는 회사의 마지막 제철소인 몬 밸리는 폐쇄할 수 있다고 했다.

US스틸은 1901년 J.P. 모건과 앤드루 카네기가 주도해 설립할 당시 세계 최대의 철강생산 기업으로, 미국 산업발전을 상징한다.

철도, 건설, 군수 산업 등에 철강을 공급하며 미국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20세기 후반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일본, 한국, 중국 등 신흥 경제국의 부상으로 경영위기를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뉴홀랜드 아레나에서 션 해니티 폭스뉴스 앵커가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09.04 ⓒ AFP=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US스틸의 지난해 철강생산량은 1575만 톤으로 미국 내 3위, 글로벌 24위 규모이다.

일본제철은 세계 4위(4366만 톤) 규모 철강기업으로, 지난해 12월 US스틸 인수를 발표한 바 있다. 철강 관세와 탈탄소 규제 등 무역 장벽을 뚫고 미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두 회사가 합병하면 중국의 안 스틸(5589만 톤)을 제치고 철강생산 규모 세계 3위 기업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전미철강노조(USW)가 노조와 충분한 협의 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대선을 앞둔 미국 정가에서 뜨거운 이슈가 됐다.

이날 노조는 버렛 대표이사의 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 "(버렛의) 무모한 발언과 잘못된 경영은 US스틸이 지속 가능한 철강 회사로 남는 데 유일한 장애물"이라며 거듭 매각에 반대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US스틸 본사가 있는 피츠버그는 2024년 미국 대선의 성패를 가를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 속해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7개(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 핵심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17%포인트 차로 승리해 민주당의 집권에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0.27%포인트 차이로 신승해 당선됐다.

일본제철은 인수 후에도 미국 내에 본사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제철이 US스틸 주식에 대해 주당 55달러의 현금을 제안한 것은 경쟁 입찰자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제안을 넘어선 것으로, US스틸 주주들은 올해 일본제철의 제안을 승인한 바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 참석해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9.0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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