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대선 캠페인 중단"…트럼프 지지는 거부(종합)

트럼프에 대한 지지 표명 없어…지지자들에 "스스로 결정하라"
"더 이상 후보 아니지만 목소리 내는 것 멈추지 않을 것"

6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찰스턴에서 공화당 경선 중도하차를 공식 발표했다. 24.03.0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김예슬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중도 하차를 선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른바 '슈퍼화요일' 경선 이튿날인 이날 오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제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할 때가 왔다"며 경선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저는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듣길 원한다고 말했고, 그렇게 해 왔다"면서 "저는 후회하지 않는다. 저는 더 이상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지 못할지라도 제가 믿는 것들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우리는 미국인으로서 함께 뭉쳐야 한다. 우리는 증오와 분열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 없이 "7월 전당대회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는 그를 축하하고 잘 되길 바란다. 미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누구든 잘 되길 바란다"고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우리나라는 우리의 차이가 우리를 갈라놓기엔 너무 소중하다"면서 "저는 항상 보수 공화당원이었고, 항상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지지자들을 염두에 둔 듯,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결코 대중을 따라가지 말고, 항상 스스로 결정하라"라는 좋은 조언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그러면서 "이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당 안팎의 사람들의 표를 얻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면서 "저는 그가 그렇게 하길 바란다. 최고의 정치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대의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보수적 대의는 더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면서 "지금이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선택할 때"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미국인, 특히 여성과 소녀들을 향해 "강해지고 용기를 가지시라. 두려워하지 말고 낙담하지 마시라"면서 "저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미국의 위대함을 봤다. 땡큐 아메리카"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내 '반(反) 트럼프'의 구심점으로 부상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킨 트럼프 전 대통령을 넘어서는 데 한계를 보였다.

그는 지난 1월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부터 시작된 공화당 경선에서 워싱턴DC 코커스에서 승리한 것을 제외하고 사실상 완패를 당했다.

특히 전날 버지니아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15개주에서 동시에 진행된 '슈퍼화요일' 경선에선 버몬트주에서만 승리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실제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오전 11시35분 현재 대의원 86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40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화요일 경선 전까진 '경쟁력이 있는 한' 계속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같은 성적표로 인해 결국 중도하차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