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밀집지역 미국 시카고 교외 글렌뷰서 잇단 강도[통신One]

한인 마트 주차장·코스트코 주유소 등 피해…주민 불안 가중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글렌뷰 지역의 최대 한인 마트 주차장에서 최근 총기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진 이 지역 내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주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현장.(구글 지도 갈무리).

(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한인 밀집 지역으로 '제2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시카고 교외 지역 글렌뷰에서 강력 범죄가 잇따라 교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진 곳에서 범죄가 잇따르자, 교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직전인 지난 22일(금) 오후 8시45분께 글렌뷰에서 한 남성과 여성이 총기 강도를 당한 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곳이 이 지역 최대 한인 마트인 중부마켓 글렌뷰점 주차장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 컸다.

글렌뷰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이 차 트렁크에 물건을 넣던 중 한 남성이 다가와 총을 겨누며 소지품을 요구했다. 용의자는 휴대전화와 1500달러(약 193만원)를 강탈해 어두운색 차량에 올라타고 주차장을 통해 북쪽으로 도주했다.

피해자들은 강도를 검은색 스키 마스크와 검은색 옷, 흰색 안경테를 착용한 흑인 남성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다행히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보다 이틀 전인 지난 20일에는 글렌뷰 코스트코 주유소에서 차량 탈취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이날 오전 11시50분께 패트리엇 블러바드 2900블록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세단 여성 운전자가 주유하고 있을 때 벌어졌다.

검은색 옷과 검정 스키 마스크를 쓴 남성이 운전석 쪽 문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고 차를 빼려고 했다. 차 주인이 조수석 문을 통해 이를 제지하려 했지만, 넘어져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피해 여성은 글렌브룩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용의자는 훔친 메르세데스를 몰고 94번 주간 고속도로에서 동쪽으로 빠른 속도로 달아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주유소에서는 몇 주 전에도 비슷한 방식의 차량 탈취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이튿날 인근 윌멧 경찰서는 주유소 등에서 주간과 초저녁 차량 절도 사건이 증가한다며 범죄 경보를 발령했다.

윌멧 경찰서는 페이스북 등에 올린 경고문에서 "최근 북부 교외 주유소에서 낮과 이른 저녁 차량 절도 사건이 증가했다"며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주유 중이거나 편의점 안에 있는 동안 잠금 해제된 차량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민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주에는 글렌뷰 교외에서 30분 간격으로 가택 도난 사건 2건이 신고됐다.

지난 21일 오후 7시28분께 골프뷰 로드 1000블럭에 위치한 한 주택 침실 창문을 깨고 정체불명 용의자가 침입해 개인 물품을 훔쳐 달아났다.

약 30분 뒤인 오후 7시57분께 헌팅턴 드라이브 1400블록에 거주하는 주민도 경찰에 강도 피해를 신고했다. 용의자는 여러 방을 약탈해 보석과 기타 물품을 훔쳐 달아났다.

범죄가 잇따르자, 한인들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 교민은 "이제 글렌뷰 지역도 범죄로부터 안전한 곳은 아닌 것 같다"며 "어딜 가든 주위를 둘러보고, 특히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올 때 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 주변을 잘 살펴보고 의심스러운 활동이 있으면 즉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강도를 만날 경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저항하지 말고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yjpark@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