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 1년' 이번주 전세계 관심 우크라이나로…'전쟁 장기화' 기로
프랑스·이탈리아·독일 거친 왕이, 마지막 순방지는 러시아
같은 날 푸틴은 국정연설, 바이든은 폴란드서 우크라전 1주년 연설
- 강민경 기자,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정윤영 기자 = 오는 24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러시아 지도자들의 발걸음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이번 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주요국 정상들의 움직임과 발언은 전쟁이 지금보다 더욱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를 가늠할 단서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사를 확고히 다지려 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서방과 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서로 더 밀착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이탈리아·독일 거친 왕이, 마지막 순방지는 러시아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오는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는 왕 주임의 마지막 유럽 순방지다. 그는 유럽을 돌며 3년간의 방역 고립을 끝낸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평화에 전념하고 외부 세계와의 외교를 강화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왕 주임이 마지막 순방지로 러시아를 택한 건 '정찰 풍선' 사태로 미국 등 서방과의 적대감이 커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전보다 중요시한다는 뜻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석했다.
왕 주임의 러시아 방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속식통을 인용,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만날 때마다 역사와 철학을 주제로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테무르 우마로프 연구원은 "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전략적 브로맨스'라고 칭하겠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생각이 같은 부분들이 분명 있다. 세계 질서가 그들에게 불공평하게 작용한다는 생각, 미국이 항상 더 큰 발언권을 갖고 있다는 생각,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는 아주 폭넓은 개념이라는 생각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려 한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주말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는 (미중)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나라가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있다는 신호는 최근에도 여러 차례 나타났다. 지난주 중국은 러시아 및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양에서 공동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경제적으로도 러시아는 대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은 러시아가 전쟁을 위한 무기와 장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등의 핵심 공급국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제재를 통해 잃은 투자와 기술을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다고 WSJ는 전망했다.
◇같은 날 푸틴은 국정연설, 바이든은 폴란드서 우크라전 1주년 연설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다음날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연설대에 오른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1일 우크라이나 접경 국가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전선에 있는 폴란드를 찾는다.
전쟁 관련 연설도 예고했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어떻게 세계를 결집시켰는지 연설하면서 향후에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에 방문한 우크라이나에 어떠한 군사 지원을 약속할지에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에 꾸준히 군사적 지원을 제공했는데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지원 규모는 275억 달러, 한화로는 36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미국은 개전 초기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양원 합동 의회인 연방 의회에서 국정연설에 나선다. 러시아 매체들은 그의 연설이 라이나 전쟁을 일컫는 '특별군사작전'과 경제 및 사회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나선 건 전쟁 전인 2021년 4월이 마지막이었고, 지난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실시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경제 상황과 사회 문제,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러시아의 특별 군사작전을 포함한 현 상황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국정 연설과 전쟁 1주년을 계기로 또 다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러시아는 21~24일에 걸쳐 미사일 공격을 해올 것"이라고 예상했고,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러시아가 23~24일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시진핑 1주년 당일 '평화 연설' 나설 듯…양측 평화 요구 전망
전쟁 1주년 당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화 연설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 RAI에 출연해 왕 주임으로부터 시 주석이 24일에 평화 연설을 할 것이란 전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일정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연설을 한다면 지금까지처럼 양측에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동맹인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은 회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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