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다수 美 하원, 낙태에 새 제한 부과하는 법안 통과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공화당이 장악한 미 하원이 낙태에 새로운 제한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하원은 낙태 시도 중이나 시도 후 아이가 산 채로 태어나는 경우 의료진이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찬성 220 대 반대 210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 따르면 관리 요건을 준수하지 않는 의료진은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이 법안은 산모를 별도로 처벌하지는 않는다.

공화당 하원 원내 총무인 스티브 스칼리스 의원은 "공화당원들이 미국인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모든 생명은 신성하며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 법안이 의료진을 위협함으로써 낙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한다고 주장해왔다. 낙태권리행동동맹(NARAL Pro-Choice America)은 성명에서 "낙태에 대한 접근성을 회복하고 확대하기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 51석, 공화당 50석으로 배분된 상태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법안은 상원에서 파괴될 것"이라며 "공화당이 통제하는 하원은 미국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법안으로 극단적인 견해를 전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공화당이 얼마나 주류 미국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 극우세력을 지칭) 공화당의 극단적 선택 반대 의제에 대한 방화벽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권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50년 넘게 치열한 논쟁을 벌여온 대표적인 주제다. 특히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24주 내 임신중지(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례(1973)'를 뒤집으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