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딸 업고 배달 43번" 누리꾼 울린 中싱글대디 배달원 가짜였다

딸 업고 배달가는 영상만 100개 올려…팔로워 40만 명 모아
경찰 "배달원도, 싱글대디도 아냐"…'공공질서 방해죄'로 처벌

혼자 딸을 업고 배달을 다닌다며 팔로워 40만 명을 모은 중국 남성. (사진은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중국에서 아내에게 버림받았다며 혼자 딸을 데리고 배달하러 다니는 것처럼 속인 온라인 인플루언서가 적발됐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경찰은 지난 3일 남성 위 모 씨를 공공질서 방해죄로 처벌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치안관리처벌법에 따르면, 헛소문을 퍼뜨려 고의로 공공질서를 방해하는 자는 10일간의 구금형과 500위안(약 9만 8000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경찰은 위 씨의 처벌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위 씨는 중국의 짧은 영상 공유 플랫폼인 더우인(틱톡)과 콰이쇼우에서 '첸이바오베이'라는 이름의 계정을 만들고,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첸이라는 이름을 가진 딸을 혼자 키운다고 소개했다. 그는 첸이를 업고 배달을 가는 영상을 100개 이상 올렸으며 모든 영상에는 "어머니가 떠났다"는 자막이 달려 있다. 또한 딸을 키우는 데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생중계 방송 등을 통해 돈을 모았다.

한 영상에서는 음식 배달앱 메이탄의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위 씨가 하루에 배달을 43번이나 했다면서 딸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기 위해 300위안(약 5만 9000원)을 벌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일하다가 딸의 얼굴을 다치게 했다며 영상에 '좋아요'를 눌러 달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누리꾼들의 동정심을 받은 위 씨는 팔로워를 40만 명이나 모았다.

하지만 경찰은 실제로 위 씨가 배달원도 아니고 첸이를 혼자 키우는 것도 아니며 어머니가 그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입던 유니폼은 인터넷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이렇게 거짓 정보로 동정심을 모으는 '새드피싱'(sadfishing)으로 돈을 번 인플루언서는 위 씨뿐만이 아니다. '량산멍양'이라는 이름의 인플루언서는 2018년부터 중국 남서부 쓰촨성 량산 이족 자치구의 가난한 마을에서 부모가 세상을 떠난 이후 홀로 여동생들을 돌보고 있으며 하루 종일 감자만 먹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로워가 200만 명이 넘자 현지 농산물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량산멍양은 도시에서 명품 옷을 입고 보석을 차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돼 누리꾼들의 의심을 샀다. 공안 당국 조사 결과 그는 1인 미디어 업체에 소속된 연예인이며, 이들이 현지 특산물이라며 비싸게 판매한 농산물도 실제로는 중국 각지에서 저렴하게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당국은 지난해 9월 량산멍양을 포함한 다른 인플루언서 11명 및 이들이 소속된 1인 미디어 업체 관계자 등 총 54명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한 누리꾼은 "나는 이런 새드피싱 영상은 믿지 않는다. 삶이 진짜 어려운 사람은 인플루언서로 매일 영상을 올릴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이런 거짓말쟁이들은 사람의 선의를 이용하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지 못하게 막는다"고 비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