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섹좌' 고이즈미, 총재선거 3위로 탈락…"말실수 너무 잦아"

선택적 부부별성제 찬성 등으로 역풍 불었을 가능성

13일 일본 자민당 본부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연설하고 있다. 2024.09.1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권진영 기자 =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이 27일 치러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선거 1차 투표 결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181표로 1위,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154표로 2위, 고이즈미는 138표로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는 탈락하고 다카이치와 이시바가 2차 투표에 진출했으며, 최종 결과 이시바가 215표로 다카이치(194표)를 누르고 총재에 당선됐다.

이는 고이즈미가 각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줄곧 1·2위를 기록했던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

이와 관련해 고이즈미의 실언 가능성을 우려한 의원들이 있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다. 환경상 재직 당시 유엔 총회에서 "기후 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궤변을 늘어놓은 점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한 자민당 관계자는 스포니치아넥스 인터뷰에서 "당원 중에는 고령자가 많아 안정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이즈미는 발언의 불안정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고이즈미의 과거 발언이 발굴되는 등 부정적인 흐름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가 선택적 부부별성제를 찬성했다가 보수적인 당원들의 표심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이즈미는 선택적 부부별성제를 인정하는 법안을 1년 내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석간후지 등은 고이즈미가 압도적인 인지도와 젊은 나이 등으로 기대를 받으며 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에서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과 해고 규제 재검토 등의 정책으로 비판 받은 점을 언급했다.

고이즈미는 입후보 연설에서 "인원 정리가 인정되기 어려운 상황을 바꾸겠다"며 해고 규제 재검토를 주장했지만, 이 발언이 정리해고 추진책으로 받아들여져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한 점도 패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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