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석학 "북-러 조약, 지역 정세 영향 제한적…핵심은 미-중 관계"
"지역 안보 핵심 영향 요인은 미중관계"
"한중관계 개선 속도, 중일관계 보다 빠를 것"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국제관계 분야 석학은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것이 동아시아 지역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간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에 대해 '양자 간의 교류'라고 선을 그어왔다.
옌쉐퉁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2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2회 세계평화포럼(WPF) 개최에 앞선 기자회견에 참석해 "러시아와 북한이 조약을 체결한 후 국제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옌쉐퉁 교수는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조약은 동아시아 지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현재까지도 전반적인 정세에 변화가 없다"며 "조약 체결 이후 지금까지도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남아, 동북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전체의 안보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전히 미중관계"라며 "1991년부터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은 이 지역에서의 기본적 평화 유지에 대해 암묵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옌 교수에 따르면 여기서 말하는 암묵적 합의는 미중 양국이 직접적으로 전쟁을 전개하지 않고, 만약 가능한 상황이 오더라도 최대한 대리전 양상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암묵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때 다른 나라 사이에서 발생하는 동맹, 비동맹과 같은 양자 간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옌 교수는 미국이 호주와 영국을 끌어들여 오커스를 구축한 점을 거론하며 "이를 보더라도 전체 지역의 안보 지형에 본질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중 관계는 당분간은 부정적일 것으로 봤다.
옌 교수는 미국의 대(對)대만 정책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 대선 기간 미국 양당의 대중 정책에는 큰 이견이 없다고 생각하며, 누가 이기든 대만 정책에는 근본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선거 기간 중 선거에 앞서 '대중정책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후 당분간은 미중 관계가 안정과 개선의 가능성보다 안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옌 교수는 한중 간 관계는 낙관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여 만에 개최됐는데, 이는 3국 모두 양국 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일본과 한국 내에서 대중 관계를 제고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옌 교수는 강연 후 한중관계 전망을 묻는 뉴스1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한중 관계가 중·일 관계보다 더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한중 간 양자 회담에서 경제, 기술 등 많은 분야에서 합의에 다다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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