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증명서 달라"…中 '가스 중독' 3살 구조 늦어 사망 '공분'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코로나19로 전면봉쇄가 시행중인 중국 북서부 란저우시에서 아이가 가스에 중독되자 아버지가 아이를 병원 응급실로 데려가기 위해 필사의 노력했으나 코로나19 음성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이동이 지체돼 결국 아이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지난 2일 정오께 란저우에 살고 있는 퉈모씨는 아내와 올해 3살 아이가 가스에 중독돼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아내를 구했으나 아이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려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부터 이 지역은 전면봉쇄를 실시하고 있었다.
퉈씨가 아이가 가스에 중독됐다며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감시요원은 최근 10일 이내에 발급된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요구했다.
그는 약 한 달 전에 검사를 받은 것만 있다고 하자 감시 요원은 최근 10일 이내 것이 아니면 안된다며 외출을 막았다.
퉈씨는 한참 동안 감시요원을 설득한 끝에 겨우 집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 아이를 병원 응급실로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퉈씨는 웨이보(중국의 트위터)에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설명한 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아이를 병원으로 옮겼더라면 아이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썼다.
이 같은 글이 웨이보에 올라오자 수억 명이 이를 보며 과도한 제로 코로나에 분노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제로 코로나가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여러 댓글 중 “코로나가 그 아이의 인생 전체였다”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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