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복 타격 이어 후티 반군에도 추가 공습…이란, 맞대응 나서나
NYT "美와 총격전 이득 없다 생각하고 완화 선택 기대"
자세 낮춰온 이란…후티는 "확전에 확전으로 맞설 것"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이 이란과 연계된 세력을 겨냥해 연이은 공습을 진행함에 따라 이란 측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당장 미국을 향해 '보복의 칼'을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란은 중동 전쟁의 중심에 서게 된다. '강대국' 미국과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결국에는 '확전 완화'를 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미국은 지난달 요르단에서 발생한 미군 3명 사망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지난 2일(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3일에는 예멘 내 친(親)이란 세력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이에 대응할 것인지 아니면 타격을 받았지만 확전을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란이 자신들보다 훨씬 큰 강대국과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생각하고 후자의 길(확전 완화)을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실제 이번 일에 대한 이란 측의 반응은 온건한 편에 속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지난 밤 시리아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미국 정부의 모험적 행동이자 전략적 실수"라며 "이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 외에 아무런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보다 앞서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달 27일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즉사한 사건이 벌어진 당시 공격 배후로 미국이 이란을 지목하자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즉각 일축한 바 있다.
이후 이 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도 앞으로 미군을 상대로 한 모든 군사 중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때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런 선언이 이란과 이라크의 압력을 받은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2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또한 "우리는 어떤 전쟁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지만 누구든 우리를 괴롭히려 한다면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란 측의 일련의 언행들은 모두 확전 우려에 따라 자세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도 상황상 이란을 자극해 확전까지 가는 것은 지양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도 미군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이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군에 대한 복수도 해야 하지만 중동의 긴장을 낮추는 일까지 함께 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물밑에서 소통하며 적당한 협의점을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NYT는 "미국 기지와 선박을 수차례 공격하고 이란에 돈과 무기, 정보를 의존하는 다양한 대리 세력이 이란이 물러서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릴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나르스 알-딘 아메르 후티 반군 대변인은 미군과 영국군의 공습이 진행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평화와 안전이 위협받았다면서 "우리는 확전에 확전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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