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이재민 2만 여명 발생…"심각한 자원 부족에 직면" -유엔

남부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교전 이어져 긴장도↑
유엔 "국경 간 긴장 계속되면 이재민 더 늘어날 것"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접경한 레바논 남부 다하이라 마을을 탈출한 소년이 가족과 함께 티레의 학교로 피신해 석류를 먹고 있다. 2023.10.20/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유엔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2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AFP통신은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가 지난 8일부터 추적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레바논에서 1만9646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이재민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하메달리 아부나젤라 IOM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경 간 긴장이 계속되거나 폭력이 확대되면 (이재민)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레바논의 보건 시스템은 의료진 및 의약품을 포함해 심각한 자원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하고 의료 대응을 하는 것은 이미 취약한 보건 시스템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다.

나지브 미카티 총리는 "예방 차원에서" 긴급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지만 대피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레바논은 지난 4년간 경제 위기를 겪고 있으며 정치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이재민 6000여 명은 국경에서 18㎞쯤 떨어진 해안 도시 티레(Tyre) 북쪽으로 이동했다. 지역 내 학교 세 곳이 피난처로 쓰이고 있다.

티레의 이나야 에제딘 의원은 로이터에 이재민의 이동이 이들을 수용하는 가족과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쟁은 매우 큰 경제 위기 속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사람들은 식량이 없다"며 "학교가 아직 운영 중이다. (이재민을 위해) 학교를 내어줄 때마다 학생들이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쪽 국경 근처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사이에서 긴장이 고조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시작한다면 "인생의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3.10.23/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분위기는 지난 2006년 무력 충돌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지난 7일 이후 27명의 대원이 사망했다고 했다.

레바논 보안 소식통은 로이터에 헤즈볼라와 동맹 관계에 있는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단체 소속 대원 11명도 숨졌다고 전했다.

AFP는 소식통을 인용해 접경지에서 숨진 레바논 사람이 최소 4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IDF)은 레바논 접경지에서 병력 7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 및 시리아 국경 인근 14개 마을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