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루토 대통령 확정' 대법 판결에…美 "평화로운 선거" 찬사
미 행정부, 경쟁 후보 측에 "판결 준수할 것" 추천
- 이서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케냐 법원이 지난달 9일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발표된 윌리엄 루토(55) 현 부통령의 당선을 확정해 불확실성을 잠재운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케냐의 '평화로운' 선거 결과에 찬사를 보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평화적인 선거 결론에 대해 케냐 국민들을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선 5일 7명의 케냐 대법원 판사는 경쟁 후보 라일라 오딩가(77) 측이 제기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조작 의혹에 대해 만장일치로 루토의 당선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는 경쟁 후보였던 라일라 오딩가 측에 대법원 판결을 준수할 것을 추천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5일 와풀라 체부카티 선관위원장은 15일 루토(55)가 50.49%(718만 표)의 득표율로 48.85%를 득표한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오딩가 측은 선거관리 시스템의 해킹 가능성, 투표용지 전송 과정의 부정, 투표수 대비 총집계수 불일치, 선관위원장의 독단적인 결과 발표 등을 문제 삼으며 대선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전산 시스템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고 개표 과정에 오류가 없다며 루토의 손을 들어주었다. 오딩가가 제출한 72쪽짜리 탄원서에는 해커들이 독립선거관리위원회(IEBC) 서버에 침입해 조작된 결과 양식을 업로드했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루토 부통령은 이날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오는 13일 케냐 제5대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이다.
지난 달 9일 치러진 케냐 대선은 평민 출신의 사업가 윌리엄 루토 현 부통령과 다섯 차례 대통령직에 도전한 민주화 운동가이자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가 맞붙은 접전이었다.
닭고기 판매업자였던 평민 출신의 루토 부통령이 케냐 초대 부통령의 아들이자 지난 25년간 다섯차례 대선에 출마한 오딩가 후보를 꺾은 것이다.
케냐는 지난달 대선 이후 혼란 상태였지만 이 판결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새 대통령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실제 몇몇 마을에서는 판결이 나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플라스틱 양동이를 던지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지자 하산 바레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며 "우리는 케냐인들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사업이 번창하고 식품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꽃 판매자인 캐롤라인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우리가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10년 집권을 마치고 곧 퇴임하는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판결 이후 차기 정부로 권력이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잘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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