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대비하는 이웃 멕시코…"시간, 인내, 냉혈 필요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에 대비해 그간의 인터뷰를 분석하고, 대량 추방에 대비하고, 협상 테이블에 제출할 정책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 달 대선을 치르는 멕시코는 트럼프가 지난 집권 당시 멕시코에 대해 극단적인 위협을 가하며 협상했던 뚜렷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마르셀로 에브라드 전 멕시코 외무장관은 트럼프와 협상하려면 '시간, 인내, 냉혈'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을 이해하면 이길 수 있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멕시코 관리들은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협력하기가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약속했고, 멕시코산과 중국산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며,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위해 미 특수부대를 배치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멕시코 관리에 따르면 이 때문에 멕시코는 막후에서 트럼프 측근들과 대화를 나누고, 대선 전에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차기 멕시코 행정부가 트럼프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소통 면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트럼프 정권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NYT는 "로페스 오브라도르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관계에 대한 암묵적인 규칙은 멕시코가 이민 문제에 최선을 다했고 백악관은 멕시코에 간섭하지 않고 국내 우선순위를 추구하도록 허용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두 후보가 누가 당선되든 트럼프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불분명하다.
멕시코 대선은 여성들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전 멕시코시티 시장과 소치틀 갈베스(60) 상원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갈베스 의원은 NYT에 “분명히 나는 조 바이든처럼 정중하고 정중한 신사와 일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 직업과 정치 생활에서 나는 모든 유형의 남성성을 다루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복잡한 남성성을 지닌 캐릭터와 마주한 게 처음이 아니어서 트럼프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셰인바움 측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언급하며 “걱정되지는 않지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일부 관리들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이 미-멕시코 국경 이민자 문제는 크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멕시코 경제 역시 최근 몇 년간 비교적 좋았고 미국에 있어서 중국을 대체할 국가는 멕시코기 때문이다.
갈베스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도 이민자 정책은 미국에 비해 손해가 컸지만,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무역협정을 재협상한 것 등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멕시코는 트럼프에게 많은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협한 관세를 실제로 부과한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가 취한 정책들이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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