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아르헨 대선 오늘 저녁 시작…전기톱 휘두른 밀레이 이길까

아르헨티나 집권 좌파 세르히오 마사 후보와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22일 (현지시간) 대선서 1,2위를 차지해 11월 19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2023.10.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아르헨티나 집권 좌파 세르히오 마사 후보와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22일 (현지시간) 대선서 1,2위를 차지해 11월 19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2023.10.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이 19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다. 투표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8시) 시작해 오후 6시(20일 오전 6시) 마감되며 결과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9시 정도 나올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이전에 개표 결과나 출구조사 발표는 금지된다. 하지만 최근 개표에서 일부 지역 언론이 이 같은 관행을 깨고 있어 투표 마감 직후 출구결과가 나올 수 있다. 투표는 18세 이상 70세 미만은 필수이며, 16세 이상 17세 미만과 70세 이상은 선택 사항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3년 선거의 유권자 수는 3540만 명이며 해외에 거주하는 아르헨티나 국민도 투표할 수 있다. 이번 결선투표에서는 총 득표수가 가장 많은 후보가 승리하며 4년 임기로 당선자는 12월 10일에 취임한다.

◇초박빙 승부…살인적 인플레 해결할 후보는?

10월 1차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페론당의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 장관과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신인 하비에르 밀레이 사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 결과 밀레이 후보가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번 결선투표 결과는 예단하기 힘들다.

밀레이 후보는 불과 몇 달 전 선거 레이스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와 기성 정치권이 바싹 긴장했다. 1차 투표에서 마사는 37%에 가까운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밀레이는 약 30%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3위를 차지한 중도 우파 야당의 패트리샤 불리치 후보가 밀레이를 지지해 이번 결선에서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는 미지수다.

불리치 후보는 1차 투표에서 630만표를 얻어 득표율 24%였다. 불리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얼마나 밀레이 후보를 최종 선택할지는 알 수 없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라플라타에서 열린 정치 집회에서 라 리베르타드 아반자당 대통령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중앙)가 누나 카리나 밀레이(오른쪽)와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주지사 후보 카롤리나 피파로 사이에서 전기톱을 흔들고 있는 모습. 2023.9.10.ⓒ AFP=뉴스1

◇ 실패한 경제부 장관 vs. 전기톱 휘두르는 아나키스트

올해 51세 마사는 노련한 정치인이지만 경제부 장관으로서 사실상 실패했다는 불만이 크다. 마사가 경제부 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아르헨티나 경제는 이미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내년에는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거의 100%에 달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18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기록한 연간 인플레이션은 142%였다. 그동안 아르헨 정부는 연료, 교통, 전기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붓고 수 백만명이 사회복지 혜택을 받고 있지만 빈곤율은 40%가 넘는다.

마사의 라이벌 밀레이는 53세 경제학자 출신으로 자칭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로 통한다. 종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비교된다. 과격한 언행과 극단적 선거 공약 때문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상징하며 그동안 유세현장에서 전동 전기톱을 휘둘렀다. 또 말레이는 페소가 "똥만도 못하다(not worth excrement)"며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무분별한 정부 지출을 중단하고 페소화를 버려 미국 달러화를 사용하며 중앙은행을 없애버리겠다고 공언했다. 또 낙태를 금지하며 무기 판매를 자유화하고 인체 장기 판매시장을 개방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서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한 세르히오 마사 후보가 22일 (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투표를 한 뒤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3.10.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경제 붕괴 직전…페소 급락·사회불안 폭발 위험"

유권자들이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거의 무너지기 직전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재정적 고통이 수반된 선택이 불가피하다. 재정 축소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치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불안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공공부채는 4000억달러가 넘고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은 바닥 밑 지하로 내려 갔고 신용라인은 사라졌다. 워싱턴 소재 윌슨 센터의 벤자민 제단 아르헨 프로젝트 책임자는 차기 정부가 "자원이 거의 없는 아르헨티나를 깊은 수렁에서 건져내야 할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페소화 가치가 공식 환율보다 150%나 높은 상황에서 엄격하게 통제되는 페소화의 평가절하가 불가피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은다.

평가절하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급등시켜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미 5명 중 2명이 빈곤선 아래에 있는 상황에서 이 수치가 훨씬 더 높아지면 거리에 시위대가 넘쳐나고 사회 불안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