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트럼프와 악연'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 연임…앞길 험난
나이지리아 재무·외무장관과 세계은행 부총재 등 역임
트럼프 반대로 바이든 취임 후에 선출…보편관세 공약에도 부정적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회원국 합의로 재선이 확정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WTO는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특별회의를 열고 성명을 통해 "회원국 합의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외에 다른 후보는 없었으며 새 임기는 내년 9월부터 시작된다.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개발경제학자로 일하다가 세계은행에서 25년간 근무해 부총재까지 올랐다. 부총재가 되기 전에는 여성 최초로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지냈다.
이후 그는 2021년 3월 WTO 사무총장으로 선출됐고 공식 임기는 같은해 8월에 시작했다. 이때 그는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결선에 진출했으나 유 전 본부장이 후보직에서 사퇴해 선출될 수 있었다.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등 도전 과제를 안고 취임했다. 이후 그는 해로운 어업 관행에 대한 보조금 제한, 식량 안보와 코로나19 백신 특허 면제에 대한 회원국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몇 가지 성과를 거뒀다.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악연이 있다. 사무총장 선거 당시 입후보에 반대했던 회원국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끌던 미국이었다. WTO 사무총장은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추대로 선출되기 때문에 회원국이 하나라도 반대하면 선출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나서야 선출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그의 연임이 어려워져 수장 공백 상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의 연임이 조기에 결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WTO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불공정하다며 수시로 WTO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 2019년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WTO 무역분쟁 상소 절차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상소기구 위원 선임을 거부해 분쟁해결 기능이 마비됐다.
오콘조이웨알라 총장도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 공약에 대해 지난 4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무역 상대국의 보복을 촉발하면서 거래 당사국 양측 모두 실패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연임 결정 이후 "우리는 미국의 새 행정부와 협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세계 무역 시스템이 직면하게 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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