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헤알 사상 최저…16조 정부지출 삭감안 이행력 의구심
이보베스파 주가지수 2.4% 급락…트럼프 리스크 일조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브라질에서 환율이 사상 최고로 오르고 주가는 2% 넘게 급락하며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브라질 정부가 2026년까지 700억헤알(약16조원)에 달하는 정부지출을 삭감하는 계획을 공개했지만 재정적자에 대한 비관론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당 6.0헤알까지 기록하며 사상 최저기록을 다시 썼다. 브라질 간판 주가지수 이보베스파는 2.4% 급락했다. 전날 브라질 재무부가 공공지출 삭감안을 발표했지만 재정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에 실패했다.
특히 재무부 발표 이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은 지출삭감 실행 가능성을 시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룰라는 내각이 새로운 제안을 개발하는 대신 이미 내놓은 계획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재무부가 내놓은 정부지출 삭감안은 최저 임금인상률 제한, 공공근로자의 고액연봉 상한제, 월 5만헤알 이상의 소득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적자감축안은 월 최대 5000헤알 임금의 소득세 면제를 포함하도록 룰라 대통령이 추진하면서 발표가 지연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번 감축안의 재정적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비관론에 불을 지폈고 브라질의 재정약속 이행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애셋1투자의 루이스 세자리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브라질 국가재정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았고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이 브라질을 포함한 신흥 시장 전반에 하방압력을 가하는 측면도 있다. 트럼프 정책은 달러 강세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고 경제 성장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흥 시장은 선진국보다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브라질 손실은 두드러진다. 브라질 헤알화는 올해 19% 이상 떨어졌고 이보베스파 지수도 7% 이상 하락해 신흥국 시장보다 더 낙폭이 크다.
JP모건과 모건 스탠리는 지난 몇 주 동안 브라질의 재정 적자 증가와 금리 인상 전망을 이유로 브라질 주식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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