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국 부동산 위기 불안 확산…파산 연쇄 반응 위험"

"정부 자초한 문제…과잉부채 허용했다가 갑자기 개입"

15일 베이징의 최근 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는 컨트리 가든 공사 현장 옆에서 주민들이 항의 농성을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경제가 부동산 위기의 여파가 확산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가 주택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았지만 건설사들은 부채로 인해 파산위기에 몰렸고 주택 판매는 감소하며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며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NYT는 전했다.

부동산이 중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25%가 넘는다. 문제는 수 년 간 과도한 부채와 과잉 건설로 부동산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절 건설사들은 늘어나는 부채를 갚기 위해 더 많은 차입을 일으켰고 공급 과잉도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중국 경제는 비대한 부동산 부채를 감당할 수 없다. 많은 경제적 문제가 부동산 시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자산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 지출을 줄이고 있다. 건설, 조경 등 한때 풍부했던 주택 관련 일자리는 사라졌다. 위기가 어디까지 확산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기업들은 투자를 꺼린다.

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찰스 창 중화권 기업 신용평가 책임자는 NYT에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현재의 부동산 위기는 정부가 스스로 만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규제 당국은 개발자들이 수십 년 동안 모든 비용으로 성장하는 전략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당국은 2020년 주택 거품을 막기 위해 갑작스럽고 과감하게 개발사들의 부채축소를 압박하며 개입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저리 자금의 흐름을 막았고 많은 부동산 회사들이 현금 부족에 시달리게 된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대금을 지불할 수 없게 된 회사들이 속속 무너지기 시작했다. S&P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50개 이상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채무 불이행 또는 채무 상환 불이행에 빠졌다.

NYT는 이러한 채무 불이행에 대해 "중국 부동산 광풍의 현실을 드러냈다"며 "차입을 통한 건설 모델은 가격이 계속 오르는 동안에만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정책 입안자들이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충분히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NYT는 전했다.

노무라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팅 루는 "아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 판매 감소와 개발업체의 채무 불이행이 더 넓은 경제를 위협하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부동산 문제는 이른바 그림자 금융 시스템인 금융 신탁 회사로까지 확산했다. 중국 상장기업 2곳이 약 85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중롱 인터내셔널 트러스트에 자금을 투자했다가 중롱이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난 중국 투자자들이 중룽의 베이징 사무실 앞에 모여 회사에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며 해명을 촉구했다. 시위가 언제 일어났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번 달에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Douyin)에 시위를 촬영한 동영상이 업로드됐다고 NYT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