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젤렌스키?…"이란·아프간 여성·인권 운동가 유력"
"기후변화 조명 차원에서 그레타 툰베리 수상할 수도"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인류에 이바지한 공로를 기리는 제123회 노벨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노벨평화상의 영예를 안을 주인공에게 관심이 쏠린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는 351명이다. 이는 2016년 376명 후보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척점에 있는 인사들이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베팅업체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유력하다고 보는 이유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젤렌스키 대통령 대신 러시아 인권 단체 '메모리알'과 벨라루스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전문가와 외신은 지난해 반(反)푸틴 인사들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만큼 올해에는 여성, 원주민, 환경 운동가 등이 보다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평화연구소는 이란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아프가니스탄 언론인 마부바 세라즈, 미얀마 쿄 모 툰 대사, 국제사법재판소(ICJ), 에콰도르 원주민 지도자 후안 카를로스 진티아흐, 인권데이터분석그룹 등을 유력 후보로 거론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히잡 반대 시위가 벌어졌던 이란, 2021년 탈레반 재집권 이후 여성의 권리가 꾸준히 제한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에 비춰봤을 때 모하마디와 세라즈의 수상이 유력하다. 모하마디는 '반국가 선전 확산'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뒤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며, 세라즈는 여성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로이터도 "노벨 전문가들은 전시 지도자로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명될 가능성은 작다고 믿고 있다"며 "투옥된 나발니도 지난해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이 수상하며 그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오슬로 평화연구소장 헨릭 우르달은 로이터에 "세계인권선언문 75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노벨 위원회는 평화에 대한 활동가들의 기여를 조명하기로 결정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인권 운동가들"이라고 전했다.
평화연구소가 거론한 후보들 외에도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정책을 비판해 온 위구르족 학자 일함 토티 등도 언급되고 있지만, 중국이 지난 2010년 반체제 운동가인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뒤 노르웨이와 6년간 외교를 단절한 전례를 고려하면 토티가 수상할 가능성은 적다.
노벨 위원회가 기후변화를 조명하는 차원에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나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쳐온 브라질 카야파족 족장 라오니 메투티레 등에게 공로를 돌릴 여지도 있다.
스웨덴 국제평화연구소의 댄 스미스 소장은 "지금은 평화가 붕괴되는 시기이자 동시에 대규모 생태 위기의 압박이 우리를 짓누르는 시기"라며 "기후변화는 어떤 상황에서든 더 많은 갈등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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