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시리아 아사드 정권 축출 환영…안정·평화 촉구(상보)

미국 "시리아 단체와 협력해 독립적·주권적 시리아로의 전환 확립할 것"
러시아 외무 '시리아, 테러집단의 손에 넘어가게 해선 안 돼'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사실상 13년간 이어진 내전에 종지부를 찍은 가운데 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시티역 광장에 모인 시리아인들이 아사드 정권 붕괴에 환호하고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이창규 기자 =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했다. 13년 넘게 이어진 내전이 종식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환영과 동시에 안정과 평화를 촉구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서방은 주로 환영하면서도 안정을 바라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우리는 모든 시리아 단체와 협력해 아사드 정권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주권적인 시리아로의 전환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로 망명한 아사드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아사드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의 게이르 페데르센 시리아 특사는 긴 내전으로 피폐해진 시리아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하고 "오늘 우리는 모든 시리아인을 위한 평화·화해·존엄·포용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EU가 "모든 소수자를 보호하는 시리아 국가" 재건에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시리아 국민과 그들의 용기·인내심에 경의를 표한다"며 "불확실한 순간에 평화·자유·단결을 기원한다"고 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역시 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좋은 소식"이라며, 전쟁에 고통받는 국가에 평화를 되찾기 위한 정치적 해결책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구체적인 기여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바샤르 알아사드는 잔인한 방식으로 자국민을 억압해 왔으며,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시리아의 평화와 안정을 촉구하고, 민간인과 소수자 보호를 촉구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 도착한 그는 아사드 정권 축출이 "진정한 기회"라며 "지역 동맹국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의 딕 스호프 총리는 "(아사드 전 대통령의) 잔인한 독재하에 고통받던 모든 이들에게 안도감을 준다"며 "시리아의 모든 소수 민족에 대한 존중을 보장하면서 평화로운 전환과 안정의 회복"을 촉구했다.

카자 칼라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긍정적이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발전"이라며 "아사드의 후원자인 러시아와 이란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란 외무부는 시리아와의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길 기대한다며, "실질적인 행위자"의 행동에 따라 시리아에 대한 '적절한 접근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란과 시리아는 오랜 역사가 있고 항상 우호적인 관계로 이러한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 자국 군대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군이 시리아 내 군 기지의 보안을 "보장"했다고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아사드 전 대통령이 모스크바로 피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 시리아가 '테러 집단'의 손에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푸틴의 지원에 의존하는 독재자는 몰락할 운명이라며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환영하고, 시리아 국민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강조했다.

시리아 반군의 일부인 시리아 국민군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진 튀르키예의 하칸 피단 외무장관은 "시리아의 상처를 치유하고 시리아의 통합 및 안보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UAE 고위 관리는 "시리아인들이 협력해 직면한 혼란의 또 다른 에피소드를 보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아사드 정권 전복에 대해 "이란의 악의 축 중심 고리"가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일이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에 가한 타격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독립적이고 봉사 지향적인 이슬람 정부"와 외부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리아로 전환되기를 희망하면서 시리아 국민과 반군에게 축하를 보냈다.

이라크의 바심 알라와디 정부 대변인은 "모든 시리아인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고 시리아의 안보·영토 보전·독립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시리아인들이 10년 넘는 분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은 후 "막대하고 긴급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