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후티 공습에 둘로 나뉜 세계…친미 vs 반미 상반된 반응
친미 "정당한 대응"…반미 진영은 "국제법 위반"
요르단은 "이스라엘 책임"…중국 "침착함 유지하라"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한 미국과 영국군의 공습에 세계 각국이 친미와 반미 진영으로 나뉘어 다르게 반응했다.
친미 진영인 유럽 국가들은 공습을 지지했지만 이란과 러시아 중심의 반미 진영은 이를 규탄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은 국제 해상에서 후티 반군이 행한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며 후티 반군이 "민간인 선원을 위험에 빠뜨리고 항행의 자유를 위협했다"고 밝혔다.
즉,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 지지를 선언한 후티 반군이 두 달째 홍해상에서 민간인 선박을 잇달아 공격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는 셈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공격을 계속했다"며 "우리는 미국과 함께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공격에) 비례하는 조치를 절제된 방식으로 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10개국 정부도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프랑스 외무부 역시 "후티 반군은 지역 내 확전에 대한 매우 심각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이번 공습이 '방어적 대응'이라며 정당화했다.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예멘 아덴 임시정부도 후티 반군이 자국을 군사적 대결의 장으로 끌어들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은 규탄 성명을 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영국군 공습을)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 그리고 국제법과 규정, 권리를 명백히 침해한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의 예멘 공습은 앵글로색슨 족의 새로운 허위 정보 사례이며, 파괴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역 내 확전을 노린, 국제법을 완전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러시아는 이번 공습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후티 반군과 함께 '저항의 축'을 이루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미국의 공격은 미국이 시온주의 적국(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와 이 지역에서 저지른 비극과 학살의 완전한 동반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고 주장했다.
요르단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아이마 사파디 요르단 외교부 장관은 "이스라엘이 중동 전체를 더 큰 갈등과 긴장,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라며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정세에 "가장 큰 위협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홍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관련 당사자들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자제력을 발휘해 분쟁이 확대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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