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탈레반 치하 아프간, 전 세계서 여성에게 가장 억압적인 국가"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성명

아프가니스탄 카불 거리의 모습. 부르카를 쓴 여성이 히잡을 쓰고 등교하는 딸들과 걷고 있다. 2022. 8. 9.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유엔이 탈레반 정부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이 여성 인권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라는 평가를 내놨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로자 오툰바예바 유엔 아프간 문제 특별대표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성명에서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을 공적 영역에서 몰아내려는 그들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노력을 목격하는 것은 고통스러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유엔은 "아프간이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와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시기에 이러한 (여성에 대한) 단속은 국가적 자해 행위"라고 규탄했다.

탈레반은 지난 2021년 8월 아프간을 재점령한 뒤 여성 탄압 정치를 이어오고 있다. 1기(1996~2001년) 체제 때와는 달리 여성의 노동, 교육, 보건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대부분 공립학교에서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가 금지됐고, 여성이 취업할 수 있는 곳도 학교와 병원 등으로 제한됐다. 또한 탈레반은 대학 입학시험에서 여성이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을 간호학, 문학, 조산학 등으로 한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여성들이 국내·외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여성들이 공원, 목욕탕 등에 가는 것을 금지하고 공공장소에서 몸을 가리도록 명령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