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흑인 혐오 발언해 해고된 美 만화가 두둔…유유상종?
머스크 "美 언론은 이제 백인·아시아인들 차별하는 인종차별자"
정작 테슬라는 직장내 인종차별·성희롱으로 수건 피소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미국 언론을 향해 '인종차별자'라고 날을 세웠다. 흑인에게 혐오 발언을 했다가 미국 언론사들에 연재 중단 통보를 받은 만화가 스콧 애덤스를 두둔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쓴 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아주' 오랫동안 미국 언론은 백인이 아닌 이들을 차별해 왔지만 이제 그들은 백인과 아시아인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엘리트 대학과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했으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머스크의 트위터 게시글은 만화가 스콧 애덤스가 흑인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뒤 나왔다. 애덤스는 머스크의 게시글을 리트윗하며 끈끈한 '혐오 연대'를 보였다.
맹점은 정작 머스크가 운영하는 테슬라야말로 직장 내 인종차별 및 성희롱을 방치했다는 혐의로 여러건 고소당했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CDH)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인종 등과 관련된 혐오 표현이 포함된 게시글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머스크의 트위터 운영 정책과 연관된다.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증오·혐오 발언에 대한 정책을 완화하고 인력을 대폭 감축했다.
활동이 정지됐던 계정을 복원하지 않겠다던 기조도 한달만에 뒤집었다. 머스크는 혐오 발언 및 의사당 습격을 방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정지된 계정들을 재활성화시켰다.
회사, 직원뿐만 아니라 머스크 본인이 직접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적도 있다. 그는 지난 11월 트위터 본사 내 흑인 직원들이 흑인 인권 운동(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만든 티셔츠를 비웃는 듯한 게시글을 올렸다.
한편, 사건의 발단이 된 만화가 스콧 애덤스는 지난 2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흑인을 '증오 집단'이라 부르며 "그들과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애덤스는 심지어 "내가 백인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언은 흑인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것"이라며 갈등을 조장했다.
해당 혐오 발언은 애덤스에게 자충수로 돌아왔다. 미국 전역에서 수백 편의 신문 매체를 운영하는 USA 투데이 네트워크를 비롯한 언론들은 즉각 애덤스의 연재작 '딜버트'(Dilbert)를 더 이상 싣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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