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죄수 파병 의혹…"배은망덕한 짓 저지르고 왔다"

러 파병 북한군 "당의 사랑과 은덕 저버렸지만 새출발 기회 열어줘"
"이제 남은 것은 보답뿐…목숨 바쳐 최고사령관 동지 명령 따를 것"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숨진 북한군 병사 정경홍이 쓴 일기 갈무리. (출처 : SOF) 2024.12.28/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살된 북한군 병사의 일기를 2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일부 내용상 북한이 범죄 이력이 있는 자를 파병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

특수전사령부(SOF)가 이날 공개한 일기의 주인은 북한군 정경홍으로 특정됐다. 일기에 구체적인 날짜는 기록되지 않았다.

모눈종이 위에 파란 볼펜으로 휘갈겨 적은 일기에는 "이끌어준 당의 사랑과 은덕을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를 저버리는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습니다"라는 문장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해석에 따르면 정경홍은 군 생활 중 진급할 기회를 얻었지만 당을 배신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는 자신이 지은 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당에서는 나에게 인생의 새출발을 할 수 있게 재생의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라고 적었다.

문맥상 정경홍이 복무 중 죄를 저질렀고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서 러시아에 파병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경홍은 "이제 남은 것은 보답의 길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 작전에서 대오의 맨 앞에서 달려 나갈 것이며 나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무조건 따를 것이다. 김정은 붉은 특공대의 무패의 용감성과 희생성을 온 세계에 보여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저는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 어머니당에 청원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는데, 어떤 내용을 청원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SOF는 사살된 정경홍과 그의 신원이 적힌 수첩을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당국은 앞서 그가 동료 송지명의 생일을 축하하며 적은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