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정보기관 수장 "푸틴, 우크라 속국 삼는데서 멈추지 않아"

"러, 유럽서 무모한 사보타주…푸틴 승리하면 북한·이란 더 위험"
우크라 지원 비용 크지만…"지원 안 하면 비용 무한대로 높아져"

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 2020.07.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영국 비밀정보국(MI6) 수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속국으로 삼는 데 성공하면 거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처드 무어 MI6 국장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연설에서 "영국, 프랑스, 유럽과 대서양의 우리 안보가 위험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무어 국장은 이어 "우리는 최근 푸틴과 그의 추종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의 결과에 대한 공포를 심기 위해 핵무기를 휘두르는 가운데서도 유럽에서 엄청나게 무모한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무어 국장은 또 우크라이나 지원 비용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때의 비용은 무한히 더 높을 것"이라며 "푸틴의 뒤를 이어 중국이 그 의미를 저울질한다면 북한은 대담해질 것이고 이란은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사보타주와 사이버 공격 등에 대해 경고한 것은 무어 국장뿐만이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서방 정보기관은 반복적인 사이버 공격부터 방화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대서양 지역에서 점점 더 많아지는 적대적 활동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의 국내정보국(MI5)의 켄 매컬럼 국장은 지난달 러시아 연방군 정보총국이 영국과 유럽 전역에서 '대혼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 5명도 27일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키이우 지원에 대해 서방 국가들이 느끼는 압력을 높이기 위해 유럽에 대한 사보타주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는 이런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날 무어 국장은 미국의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관련해 "나는 1기 트럼프 행정부와 성공적으로 협력해 공동의 안보를 발전시켰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양국 간 협력이 영국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고 이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관 출신의 무어 국장은 2020년 10월부터 MI6 국장으로 재직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