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고농도 니코틴 전자담배 흡연자 32.5%로 급증[통신One]
18~24세 전자담배 흡연자 고농도 니코틴 사용 비율 53%
"금연 도구로 남으려면 고농도 전자담배 아예 금지하면 안 돼"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정부가 금연 정책을 강화하면서도 전자담배는 금연보조제 성격을 고려해 판매 금지 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고농도 니코틴이 든 전자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UCL 연구진들이 전자담배를 피는 잉글랜드 성인 인구를 추적한 결과 액상형 전자담배를 흡연하면서 고농도 니코틴을 사용하는 비율이 최근 3년 동안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인구 가운데 평균 3.8%만이 법적 니코틴 함유 최대치인 20mg/ml(2%)를 넘는 고농도 니코틴 전자담배를 사용했지만 올해 1월에는 32.5%로 늘어났다.
UCL 연구진은 잉글랜드에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성인 713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흡연자들의 니코틴 농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18~24세 사이의 전자담배 흡연자 가운데 20mg/ml(2%)를 넘는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비율은 2016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평균 3.9%였지만 올해 1월에는 평균 53.1%로 조사된 인구 연령층 가운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35~44세 연령층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평균 3.9%에서 28.4%로 늘었고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평균 3.8%에서 12.1%로 상승했다.
해당 연구는 영국 암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고 중독연구학회(SSA)의 과학 학술 저널 '중독(Addiction)'에 실렸다.
연구진은 이러한 고농도 니코틴 전자 담배 사용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니코틴 농도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흡연자들의 금연 시도를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UCL 역학·보건 연구소의 사라 잭슨 박사는 "니코틴은 중독성이 있을 수 있지만 흡연으로 인한 대부분의 피해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에게 고농도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가 더 빨리 욕구를 충족시키고 금단 증상을 더 잘 완화하기 때문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농도 니코틴 제품에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 효과적인 금연 방법이 더 저렴해지면서 흡연자들이 저농도 전자 담배로 이동하고 결국 금연 시도가 저해할 수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담배를 끊고 전자 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 가운데 40%가 가장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제품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공중보건 자선단체인 ‘흡연과 건강에 관한 행동(ASH)’ CEO 이자 연구 공동 저자인 데보라 아르노트는 "미성년자의 전자담배 흡연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니코틴 함량에 관계없이 모든 전자담배의 구매 매력을 떨어뜨리고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전자담배가 성인에게 효과적인 금연 도구로 남으려면 니코틴 함량이 높은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올해 봄 예산안에서 오는 2026년 10월부터 전자담배 제품에 대한 새로운 과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고농도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형 전자 담배에는 더 높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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