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英 정부 신뢰도 바닥…국민 79% "정부 시스템 개선 필요"[통신One]

"브렉시트 이후 정부 신뢰했던 유권자 패턴 크게 바뀌어"
응답자 과반수 "소수 정당 유리한 기회 줘야"…잉글랜드 자치권 지지율↑

영국 국립사회연구센터(National Centre for Social Research) 홈페이지 갈무리. 2024.06.12/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7월 총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국립사회연구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다양한 지표에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센터는 영국의 사회적 태도(British Social Attitudes)를 기반으로 2019~2024년 의회가 국민의 정치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문 조사 내용을 토대로 분석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45%는 '어떤 정당이 정부를 구성하든 간에 정치적 이익보다 국익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9%는 현재의 영국 정부 시스템이 '상당히(quite a lot)' 또는 '매우(a great deal)'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브렉시트로 인해 의회가 교착 상태에 빠졌던 2019년 당시 기록된 최저 수준의 신뢰도와 동일했다.

'어떤 정당 소속이든 정치인은 위기에 처했을 때 진실을 말할 것'이라는 질문에도 응답자 58%가 '거의 믿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지난 2009년 영국 하원의원들이 세금으로 지원받는 수당을 흥청망청 쓴 사실이 드러난 이후 당시 응답자 60%가 같은 질문에 '거의 믿지 않는다'고 답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브렉시트 시행 직후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지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와 자신감은 크게 상승했지만 이제 그 패턴은 바뀌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브렉시트 탈퇴를 지지했던 유권자 48%는 현재 정부를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기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유권자 40%보다 높은 수치다.

센터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불만을 가진 사람일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가 더욱 낮았다고 분석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72%는 정치인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응답자의 경우 49%만이 정치인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응답자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53%가 소수 정당에게 보다 유리한 기회가 주어지는 선거 제도로 변경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정부를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서도 소수 정당에 혜택을 주는 선거 제도 변경안에 62%가 지지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응답자 49%는 잉글랜드에 어떤 형태로든 자치권을 위임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 수치다.

한편 센터는 2023년 기준 무작위로 추출된 3만436가구의 주소로 우편을 보내 가구당 최대 2명이 온라인으로 설문 조사에 참여하도록 요청했다. 원하는 경우 전화 인터뷰 선택지도 제공했다. 무작위로 선별된 주소지 가운데 약 10%가 답변 부적격 사례로 분류됐고 결과적으로는 모두 2만7392가구, 성인 5만 676명이 관련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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