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싱크탱크 "비만인구 증가, 경제 생산성 떨어뜨린다"[통신One]
비만-빈곤 연관성 나타나…잉글랜드 남부보다 북부지역 심각
보고서 "비만 개인 잘못 아닌 공중보건 방임한 정부 탓"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사회 주요 문제로 여겨지는 비만 인구의 증가가 노동 활동을 저하하고 경제 생산성도 함께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빈곤한 지역일수록 비만 인구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6일(현지시간) 발표된 영국 싱크탱크인 공공정책 연구소(IPPR)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 비만을 앓고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체중으로 인해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부가 감미료나 방부제·향료·색소 등이 포함된 초가공 식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건강한 식품 시스템을 구축해 비만 없는 세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현재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비만 인구 비율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성인 4명 가운데 1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국 경제에도 약 980억 파운드(약 167조2830억원)의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지난 2023년 5월 영국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2년 기준 영국 전체 인구 가운데 18세 이상 성인의 25.9%가 비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2021년 기준 18세 이상 성인의 비만 비율인 25.2%보다 증가한 수치였다.
게다가 과체중 인구에 비만 인구를 합산하면 2021~2022년 기준 영국의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63.8%로 껑충 뛴다. 관련 수치 또한 2020~2021년 기준 63.3%보다 0.5%p 늘어난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비만과 빈곤과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잉글랜드에서 비만 인구가 높고 경제 활동이 낮은 최악의 지역구 5곳 가운데 4곳은 북부에 있었고 반대로 비만 인구가 낮고 경제 활동이 높은 건강한 지역구 5곳 가운데 4곳은 남부로 파악됐다.
런던 북동쪽 완스백, 요크셔 해안지역인 레드카, 노스더럼, 잉글랜드 북서쪽 블랙풀 노스, 북동쪽 선덜랜드 사우스 등 지역은 모두 비만율이 15% 이상이었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45% 수준으로 나타났다.
빈곤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성인이 10명 가운데 3명이 비만인 반면에 가장 빈곤율이 낮은 지역에서는 성인 10명 가운데 2명 정도였다.
영국 공공정책연구소(IPPR)가 지난해 12월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영국 18세 이상 성인 2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일반 대중 가운데 과반수가 초가공 식품과 음료 제조업체에 대한 세금 인상과 추가 규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업체와 음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세금 인상에는 52%가 찬성했고 규제 신설에도 5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관련 업체들의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0% 미만이었다.
보고서는 비만을 전염병에 비유하면서 비만 인구를 줄이는 것이 공중 보건과 국가 경제, 균형 발전 3가지 측면에 모두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정부의 비만 비용 추정치가 실제 비용보다 과소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비만을 줄이기 위한 더 많은 규제와 과세 방안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국 공공정책연구소 제이미 오할로란 선임 연구원은 "열악한 공중 보건이 영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영국 전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 비만을 가장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비만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공중 보건에 대한 정부의 자유방임적 접근 방식은 실패한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규제하고, 세금과 보조금을 사용해 건강한 선택이 더욱 저렴한 선택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NHS와 지방의회, 교육에 투자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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