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EU, 페북·인스타 조사 착수…러시아발 허위정보 우려
모기업 메타 DSA 준수여부 조사…데이터 추적도구 종료 결정 '도마'
"외국 선거개입 사태 방지해야"…허위정보 방치시 매출 최대 6% 벌금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이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허위정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론 조작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허위정보 식별 기능이 복원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AFP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내 광고 및 콘텐츠에 대한 모기업 메타의 조정 조치가 미흡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고 소비자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메타를 상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준수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메타가 최근 소셜미디어 내 데이터 추적 도구인 '크라우드 탱글(Crowd Tangle)'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을 문제 삼았다. 크라우드 탱글은 데이터 확산 경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언론, 시민단체, 학계의 허위정보 판별에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타는 이를 '콘텐츠 라이브러리(Content Library)'라는 새로운 도구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집행위는 이날 크라우드 탱글 종료로 인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메타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5영업일 이내로 답변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메타는 대변인을 통해 "플랫폼 내 위험을 식별하고 완화하기 위한 잘 정립된 절차를 갖추고 있다"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집행위는 이날 성명에서 허위정보의 진원으로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도부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과 이에 따른 유럽 민주주의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집행위원은 이번 조사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취약점을 악용해 외국이 개입하는 사태를 방지하고자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DSA는 플랫폼 사업자에 콘텐츠 단속 의무를 부과해 허위 정보와 혐오 발언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도록 규정한다. 위반 시에는 연간 전세계 매출의 최대 6%가 벌금으로 부과된다. EU 역내에서 각각 2억60000만명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DSA상 23개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분류돼 더욱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사안이 심각할 경우 역내 사용이 금지될 수도 있다.
유럽의회 선거는 6월 6일부터 6월 9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27개 회원국 시민들이 EU 입법기구에서 향후 5년간 일할 720명의 의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유럽의회는 거대기술기업(빅테크)과 인공지능(AI) 규제에 전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관이다. 지난해 6월 AI가 만든 콘텐츠에 창작자가 인간이 아님을 명시하고 생체 정보 수집을 엄격히 제한하는 'AI 규제법'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고, 지난 2월에는 DSA를 이용자수 구분(기존 4500만명 이상) 없이 모든 플랫폼 사업자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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